샷도, 언변도 굿.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챔피언인 양용은(37)과 최경주(39)가 국내 무대서 샷 대결을 펼쳤다.
양용은과 최경주는 13일 경기 용인의 레이크사이드 골프장 남코스에서 위창수(37), 허석호(36)와 함께 1억5,000만원이 걸린 신한금융투자 스킨스 게임에 출전해 세계 정상의 샷을 뽐냈다.
양용은은 이날 새벽 귀국해 기자회견과 스킨스게임에 출전하는 강행군 속에서도 메이저 챔피언다운 실력을 과시해 '역시'라는 찬사를 받았다. PGA투어 7승을 거둔 맏형인 최경주는 우승을 차지했다.
버디& 이글쇼
파3홀인 3번홀에서 최경주가 10m거리의 롱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자 더 먼 거리에 있던 양용은 역시 버디로 응수해 갤러리의 탄성을 자아냈다. 6번홀(파5)에서는 이글 축포가 터졌다. 양용은은 물을 건너 치는 두 번째 샷을 그린에 올린 뒤 7m 거리의 이글 퍼트를 성공시켰다. 이벤트홀로 주니어 선수들이 대신 티샷을 한 14번홀(파5)에서는 양용은이 세 번째 샷을 홀 1m 지점에 붙이는 정교한 아이언샷을 앞세워 버디를 잡았다.
최경주는 이날 6개홀에서 승리하며 5,800만원을 받아 우승했다. 위창수는 7개홀을 따냈지만 5,000만원으로 2위, 5개홀을 잡은 양용은은 4,200만원으로 3위, 허석호는 1홀도 못 이겨 빈손으로 돌아갔다.
가장 많은 상금인 1,600만원이 걸린 18번홀에서는 모두 파로 비겨 벙커샷 대결로 승자를 가린 가운데 최경주가 가장 가까운 홀 1.2m 지점에 붙여 우승을 확정했다. 이날 스킨스게임 총상금은 대한적십자사 등 자선단체에 기부한다.
이들은 15일부터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신한동해오픈에서 제대로 붙는다. 이 대회에는 우승상금 1억5,000만원이 걸려 있으며 최경주는 대회 3연패에 도전한다.
달변가 챔피언들
명품샷 만큼 재치있는 언변도 빛났다. 공식기자회견에서 최경주는 해외 무대에 진출하려는 후배들에 대해 "나도 두 번 다 막차로 퀄리파잉스쿨을 통과했는데 목표를 무조건 통과로 잡고 내 경기만 하면 된다. 그러면 하나님이 옆에 놈들을 그냥 막 쳐준다"고 했다. 그는 또 골프의 올림픽 채택에 대해서는 "선수들에게 목표가 생겼고 우리도 얼마든지 메달을 따 낼 잠재력이 있다"면서 "군 문제해결 등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양용은도 입심에서 밀리지 않았다. PGA 챔피언십 우승 이후 바뀐 위상에 대해 "이렇게 자리에 앉아서 인터뷰한다는 자체가 바뀐 위상"이라고 밝혔다. 전날 프레지던츠컵 타이거 우즈(미국)와의 매치에 대해서는 "우즈는 너무 잘하는 선수다. 어제도 거의 완패하지 않았냐"고 털어놨다.
용인=정동철 기자 ba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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