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정몽준 대표와 안상수 원내대표 사이에 형성됐던 미묘한 갈등 분위기가 13일 수면 아래로 가라 앉았다. 2월 조기 전당대회 개최론을 공개적으로 거론해 '승계 대표'인 정 대표의 거취 문제를 건드렸던 안 원내대표가 이날 적극적 화해 메시지를 보냈기 때문이다.
안 원내대표는 이날 열린 당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 10ㆍ28 재보선 승리를 위해 정 대표 중심으로 당이 단합할 필요성을 두 차례나 언급했다. 안 원내대표는 "한나라당은 정 대표를 중심으로 똘똘 뭉쳐 재보선을 승리로 이끌어야 한다"면서 "원내대표인 저 자신부터 솔선수범해 정 대표와 굳게 뭉쳐 헌신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비공개 회의에서도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원론적 답변을 통해 조기 전대를 언급한 것인데 반향이 예상 외로 크더라"며 "결과적으로 내가 경솔했고, 정 대표와 손 잡고 잘 하겠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원내대표는 9일과 12일 라디오 방송 등에서 "2월 전대를 열어 대표를 뽑은 뒤 지방선거를 치러야 한다" "당 대표가 승계를 통해 되는 것은 옳지 않다" 등의 언급을 하면서 정 대표 체제를 흔들었다. 안 원내대표가 하루 만에 '화해 무드'로 전환한 배경에 대해선 그의 발언에 대해 친이명박계를 비롯한 여권 내 반응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많다.
정 대표측은 이날 안 원내대표의 발언과 관련해 "언급할 것이 없다"며 짐짓 신경 쓰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당직자는 "안 원내대표가 당권 도전을 희망하고 있는 만큼 두 사람의 갈등은 다시 불거질 수 있다"며 "재보선 성적이 어떻게 나오느냐가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문선 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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