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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벤츠 '왕의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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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벤츠 '왕의 귀환'

입력
2009.10.14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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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가 돌아 왔다. 고가 외제차 대명사 메르세데스-벤츠가 2006년 9월 이후 3년 만에 수입차 시장 정상에 등극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가 최근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한달 동안 메르세데스-벤츠는 1,465대를 팔아 올 2월부터 수입차 시장 1위를 놓치지 않던 BMW를 제끼고 화려하게 월간 판매량 정상에 복귀했다.

메르세데스-벤츠의 이 같은 실적은 올해 9월까지 전체 월간 수입차 판매량 중 최고 기록이다. 특히, 전년동월보다 무려 236.8%나 판매량이 증가, 이같은 추세라면 내친김에 올해 수입차 시장 1위까지 노려 볼만하다는 평가다.

이와 함께 주목할 만한 것은 가을 들어 경기회복 기대감과 함께 수입차 판매가 크게 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달 수입차 등록대수는 8월보다 65.3%나 증가한 5,971대로 집계됐다. 특히 메르세데스-벤츠에 이은 판매량 순위가 BMW, 아우디, 폴크스바겐, 렉서스 순이어서 국내 수입차 시장은 고가의 프리미엄 급이 주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일부에서는 다음주 국내에 선보이는 도요타 캠리 등 3,000~4,000만원대의 수입차에 대한 관심은 찻잔 속의 태풍에 그칠 것이라는 예상까지 나오고 있다. 결국, 당분간 국내 수입차 시장은 결국 6,000만원 이상의 고가 수입차가 주도할 것이라는 이야기다. 따라서 프리미엄급 수입차 업체간의 판매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메르세데스-벤츠의 돌풍은 이미 예고됐었다. 8월 말부터 쉴새 없이 내놓은 '뉴 E클래스', '뉴 C클래스', '뉴 S클래스' 등 신차 때문이다. 신차들은 하나같이'역시 벤츠'라는 탄성이 나올 정도로 디자인은 물론 연비와 주행 능력에서 탁월한 성능을 보여줬더, 뿐만 아니라 신차 출시와 함께 가격이 올리는 자동차업계의 관행과 달리 기존모델 가격을 유지하거나 오히려 소폭 가격을 내린 공격적 마케팅 전략도 주효했다.

배기가스 배출을 최소화 하는 등 친환경 기술을 접목한 '블루 에피션시'라는 컨셉도 판매 증가에 일조 했다는 평가다. 한마디로 메르세데스-벤츠는 상류층 소비자의 눈과 지갑은 물론 미래 이미지까지 모두 잡은 것이다.

돌풍의 핵심은 뉴 E클래스. 7년 만에 나온 디자인과 엔진을 모두 교체한 풀 체인지 모델임에도 불구하고, 기존 모델보다 가격을 300~400만원 낮췄다. 특히 E300은 6,910만원이라는 매력적인 가격으로 이번 달 단일 차종 최대 판매량(689대) 기록을 세우며 올해 누적판매량 1위를 차지하고 있던 BMW 528을 2배(361대) 가까운 격차로 따돌렸다.

2000~2500㏄ 중형급 '뉴 C클래스'도 중대형 시장의 틈새를 공략하고 있다. 뉴 C클래스는 말이 중형급이지 국내 중대형급 성능을 갖췄다는 평가다. 가격은 기존 가격을 유지했다. 옵션에 따라 4,690만~5790만원. 대형 S클래스도 '뉴 S350 CDI'가 자동 7단 변속기를 장착하고 기존 동급모델 'S350L'(1억3,990만원)보다 1,490만원 내린 1억2,500만원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관계자는 "새 라인업이 품질이 뒷받침하고 있기 때문에 신차로 인한 반짝 효과가 아니라 꾸준한 판매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자신감을 표시했다.

올해 9월까지 누적 판매량 1위를 지키고 있는 BMW도 주력 차종인 5 시리즈와 3월에 출시한 120d 등 디젤 세단의 판매가 꾸준히 늘고 있다. 특히 디젤 세단의 강세가 두드러진다. 9월까지 총 937대가 판매돼 지난해 디젤 차량 전체판매량 848대를 이미 넘어섰다. BMW 판매에서 차지하는 디젤 차량의 점유율도 20%를 넘어섰다.

BMW는 올해 판매 1위 자리를 지키기 위해 금융 프로그램을 통한 마케팅을 강화할 방침이다. 특히 528 모델의 인기를 이어가고자 10월부터 월 부담금을 대폭 줄인 특별 금융리스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아우디도 A6와 A8에 대한 마케팅을 활성화하면서 메르세데스-벤츠와 BMW와 함께 3강 구도를 이끌어 간다는 방침이다. 올해 2,000대 이상 팔린 A6시리즈와 1억원이 넘는 A8시리즈가 새로운 수요층을 만들어 내고 있다는 게 자체 분석이다.

아우디 관계자는 "벤츠의 질주를 의식하기 보다는 차분히 아우디만의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는데 주력할 방침"이라며 "최근 들어 30, 40대 젊은 구매층이 늘어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고가의 수입 외제차 업체간 마케팅이 활발해지면서, 장기적으로 가격이 인하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가 품질을 높이고도 가격을 낮추자 판매량이 급증한 '선도 효과'가 곧 프리이엄 급 수입차 전반으로 확산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송태희 기자 bigsmil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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