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군 최고사령부가 탈레반의 공격으로 일부 점거된 사건으로 파키스탄 내 핵무기 보관 시설도 안전하지 않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영국 브래드포트 대학 교수인 샤운 그레고리는 12일 캐나다 일간지 '글로브앤메일'과 인터뷰에서 "탈레반 테러리스트들이 군 사령부를 공격했다는 것은 큰 충격"이라며 "파키스탄군이 지키는 핵무기 보관 시설도 공격을 하지 말라는 법이 없다"고 우려했다. 파키스탄은 1998년 핵무기 보유를 공식 선언한 국가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이날 "파키스탄 내부에서 탈레반 극단주의자들의 위협이 커지고 있다"고 우려하면서도 "파키스탄 정부와 군이 핵무기 보관시설을 안전하게 관리하고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파키스탄 탈레반은 지난 주 유엔사무소, 시장, 군사령부 등에 3차례 폭탄테러 공격을 감행했다. 특히 가장 보안이 철저한 군사령부가 군복으로 위장한 10명 가량의 탈레반 무장세력의 정면공격을 받자 파키스탄 정부의 치안유지 및 보안능력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파키스탄 정부는 이날 전투기를 동원해 탈레반 무장세력이 은신하고 있는 파키스탄 서북부 바자우르 지역을 보복폭격, 은신처 2곳이 파괴되고 무장대원 10여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키스탄 정부는 아울러 탈레반 핵심 거점인 와지리스탄에 지상군 투입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져 전면전이 점쳐지고 있다. 레만 말리크 파키스탄 외무장관은 탈레반의 군사령부 공격과 관련, "더 이상 자비를 베풀 수 없으며 그들을 파키스탄에서 발 붙이지 못하게 하겠다"고 선전포고했다. 한편 파키스탄 군의 보복공격 직후 파키스탄 북부 샹글라 지역에서 또다시 탈레반 소행으로 추정되는 폭탄테러가 발생, 최소 32명이 사망했다.
이진희 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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