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퇴근 후 집으로 향하던 직장인 양모씨. 거리를 지나다 불 꺼진 옷 가게 앞에 선다. 가을을 맞아 새 코트를 사려했지만 가게를 들를 짬이 나지 않던 터였다. 그가 쇼 윈도우 앞에 서자 갑자기 유리창이 거대한 화면으로 바뀌고 형형색색의 가을 코트가 등장한다.
양씨가 마음에 드는 코트에 손을 대자 코트에 대한 정보는 물론 코트를 입은 모델 사진과 동영상이 나타난다. 잠시 후 할인 쿠폰 증정 행사 안내문이 뜨더니 휴대폰 번호를 입력하라는 문구가 나온다. 휴대폰 번호를 입력하자 할인 쿠폰이 문자 메시지로 도착한다. 양씨는 주말에 이 쿠폰으로 가을 코트를 사는데 성공했다.
버스정류장 모니터에 입체 영상 '홀로그램 카탈로그'
#. 마트를 가기 위해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주부 이모씨. 그는 가방에서 손 바닥 만한 제품 소개서를 꺼내 정류장 한 쪽에 있는 기계로 다가갔다. 기계에 달린 웹 캠에 소개서를 가져다 대니 모니터에 모 업체의 디지털 카메라 새 제품들을 알리는 입체 영상이 나타난다.
이씨가 화면 속의 한 제품을 선택하자 제품이 360도로 돌아가며 구석구석을 보여주고, 제품 기능도 친절히 설명해 준다. 꼭 휴대폰을 실제 들고서 매장 직원으로부터 설명을 듣는 착각에 빠진 이씨. 마지막으로 이씨의 집 가까운 곳에 있는 카메라 매장을 보여주는 지도를 보고 버스에 오른다.
미래를 다룬 공상 과학 영화에서나 봤을 법한 모습들. 하지만 더 이상 먼 훗날의 얘기가 아니다. 제일기획은 최첨단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미래형 '디지털 체험 마케팅' 사업에 뛰어든다고 13일 밝혔다.
이 마케팅은 무엇보다 상점에 가지 않고도 아무 때나 회사와 제품 정보를 생생한 화면으로 볼 수 있고 몸으로 직접 느낄 수 있도록 한 디지털 기술을 전면에 내세웠다는 게 특징이다.
'디지털 카탈로그'는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 주인공 탐 크루즈를 망막 인식 시스템으로 알아보고 그를 위한 개별 광고가 나온 것을 연상하면 된다. 안면 인식 기술을 활용해 고객의 성별을 알아내고 고객 별로 맞춤형 정보와 광고를 보여주는 것이 주 내용이다.
3차원 센싱 홀로그램 방식으로 고객의 손 동작에 따라 제품을 360도 입체로 체험할 수 있는 '홀로그램 카탈로그',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 현실에 컴퓨터가 만든 정보를 더해 하나의 영상으로 보여주는 혼합현실) 기법을 활용, 고객이 거울 같은 모니터로 제품 정보를 입체적으로 느낄 수 있는 '매직 브로슈어' 도 눈에 띈다.
고객의 체험을 강조한다는 점이 미래형 마케팅의 또 다른 특징. '스마트 쇼 윈도우'는 불 꺼진 유리창을 통해 소비자와 상호 작용하면서 제품 정보를 알려주며 '스마트 샵 디스플레이'는 한 기업의 결합 상품을 한 곳에서 체험할 수 있도록 해 현장 판매를 늘릴 수 기회를 제공한다.
소비자를 감동시키기 위한 전략도 들어있다. 주유소에 차가 들어오면 차량 번호를 인식해 맞춤형 인사말을 전하고 화면에 보너스 포인트, 주유량과 가격을 고객 별로 보여준다.
김락회 제일기획 사장은 "지난 해 5월부터 소비자 디지털 체험 마케팅을 미래전략사업으로정하고 기술적용방법을 고민해왔다"며 "디지털 시대를 맞아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다양한 방식으로 고객이 직접 몸으로 느낄 수 있는 마케팅이 향후 미래의 트렌드로 자리잡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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