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의 갑작스런 베트남 방문 배경에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한ㆍ베트남 외교 관계가 삐걱거리자 유 장관이 소방수로 출동한 것 아니냐는 뒷말까지 나돌고 있다.
유 장관은 12일 하노이에서 팜 쟈 키엠 베트남 외교장관과 회담을 갖기 위해 11일 출국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베트남측 요청으로 양국 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격상하는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유 장관이 베트남을 방문하게 됐다"며 "이 달 하순 예정된 이명박 대통령의 베트남 방문에 대해 사전 조율하는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유 장관의 급거 베트남행은 최근 원만치 못한 양국 관계에서 비롯됐다는 주장도 있다.
한ㆍ베트남 정상외교를 목전에 둔 상황에서 베트남측이 양국 외교관계를 격상하는 데 난색을 표시하자 정상외교가 순조롭지 않게 진행될 가능성을 우려한 유 장관이 해결사로 나서게 됐다는 얘기다. 정부 고위 당국자도 "실무선에서 해결이 안돼 장관이 주말에 갑자기 출장을 가게 됐다"고 밝혔다.
외교소식통은 "최근 베트남측이 국회에서 논의 중인 '국가유공자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안'에 항의를 표시했다는 얘기들이 있다"며 "여러 외교 현안 때문에 양국 관계가 약간 불편해진 것 아니냐"고 해석했다.
이 개정안은 베트남전 참전자를 6ㆍ25 전쟁 참전 국가유공자와 동일한 수준으로 예우하도록 하는 내용인데, 베트남 입장에서는 논란의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베트남에 많은 투자를 했던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에 대한 현 정부의 수사에 베트남 고위층이 불만을 표출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해석도 제기된다.
문태영 외교부 대변인은 이에 대해 "외교 일정상 방문을 못하다 이번에 하게 됐고, 현안을 다루고 있다"고 해명했다.
정상원 기자 ornot@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