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총리 증인 채택 문제로 여야가 첨예한 공방을 벌이고 있는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가 12일 또다시 파행을 빚었다. 지난 7일부터 나흘째다.
교과위는 이날 예정된 시간보다 1시간 가량 늦은 오전 11시9분에 개회했지만 여야 의원들은 업무보고도 받지 못한 채 설전을 계속하다 2시간만에 정회했다.
민주당은 이날 정 총리가 서울대 교수 재직 시절인 1998~2000년 한국신용평가㈜의 이사를 겸직했다는 의혹을 새롭게 제기하면서 정 총리를 증인으로 채택해야 한다고 요구했지만 한나라당은 "정치 공세"라며 반발했다.
민주당 간사인 안민석 의원은 "정 총리가 했던 거짓말이 속속 드러나고 있는데 그냥 넘어간다면 국회 본연의 임무를 망각하는 것"이라며 "여당이 요구한 민주당 이강래 원내대표와 본인의 증인 출석을 수용할 테니 여당도 정 총리를 증인석에 세우라"고 주장했다.
정 총리의 한국신용평가㈜ 이사 겸직 경력을 밝혀낸 최재성 의원도 "정 총리에 대한 방탄을 위해 대한민국이 무너질 수는 없다"며 증인 채택을 요구했다.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은 "정 총리가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한나라당 간사인 임해규 의원은 "총리가 본회의 대정부질문에서 5일간 답변할 수 있으니 지금은 원래 계획대로 국감 질의를 하는 게 올바른 태도"라고 반박했다.
이날 오후 1시7분쯤 정지된 국감은 오후8시11분 속개됐지만 이번엔 한나라당 조전혁 의원실을 통해 전국 고교별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 순위가 공개된 것을 놓고 설전이 벌어졌다.
민주당 안민석 의원은 "언론에 발표하지 않고 연구용으로 정책에 반영하겠다는 조 의원의 말을 믿었다"며 "정말 시중의 양아치도 그렇게 하지는 않는다"고 비난했다.
조 의원은 즉각 "정부가 교육격차를 줄일 수 있는 정책을 세울 것을 촉구하기 위해 분석했다"면서 "원색적으로 욕한 부분은 정중하게 사과하라"고 발끈했다. 안 의원은 이에 대해 "오해로 받아들여진 부분은 유감으로 생각하고 속기록을 삭제해도 좋다"고 한 발짝 물러섰다.
고성호 기자 sung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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