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노인이 "개의 목줄을 매지 않았다"고 타박하던 이웃과 다툰 뒤, 이를 참견하던 다른 동네 주민을 무참히 살해하는 일이 벌어졌다.
11일 서울 광진경찰서에 따르면, 10일 오후 4시 50분께 서울 광진구 한 주택가 골목에서 애완견과 함께 길을 걷던 이모(64)씨는 한 동네 주민이 "왜 개 목줄을 매지 않고 개를 데리고 나왔냐"며 질책하자 격분해 욕설을 하며 몸싸움을 벌였다.
이씨는 홧김에 150여m 떨어진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 흉기를 갖고 나왔으나 이 주민은 사라진 뒤였다. 이씨는 현장에 있던 다른 주민 고모(47)씨가 "개 목줄을 매지 않은 당신이 잘못한 거 아니냐"고 핀잔을 주자, 들고 있던 흉기를 고씨에게 마구 휘둘렀다. 고씨는 얼굴 등에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과다 출혈로 숨졌다.
20년전 부인과 헤어진 뒤 하나 있는 딸과의 교류도 끊은 채 2년전부터 노모와 단둘이 생활해왔던 이씨는 당시 애완견을 데리고 인근 공원에 있던 노모를 모시러 가던 중이었다.
경찰은 11일 살인혐의로 이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씨가 전과는 없지만, 잔인하게 살해한 점으로 미뤄 다른 미제 살인사건과 연관이 있는지 추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태무 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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