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ㆍ28 재보선을 앞두고 여야 정당 대표의 발걸음이 부산하다. 휴일인 11일에도 정몽준 한나라당, 민주당 정세균 대표가 수도권 격전지인 수원 장안과 안산 상록을 선거구를 앞서거니 뒤서거니 찾아 표심 잡기 경쟁을 벌였다.
국회 외교통상통일위 소속인 정몽준 대표는 당 대표로서 재보선 운동을 지원하기 위해 국감 활동을 사실상 접었다. 의정 생활 20여년 만에 국감에서 빠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디어법 사태와 관련 의원직 사퇴서 제출로 사실상 '원외' 생활을 하고 있는 정세균 대표는 국감에 구애 받지 않고 재보선 지역을 맘껏 누비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두 사람이 이처럼 재보선에 올인하는 데에는 나름의 사정이 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선거 결과에 두 사람 모두 정치적 명운이 걸려 있기 때문이다.
정몽준 대표의 경우 가깝게는 당 주류로의 도약을 위해, 멀게는 차기 대권주자로 발돋움하기 위해 이번 선거의 승리가 매우 절실하다. 승계직 대표라는 핸디캡을 안고 있는 그는 이번 재보선을 자신의 입지를 강화하는 도약대로 삼고 싶어한다. 그가 만약 재보선 5곳 중 3곳 이상에서 승리를 이끌어내면 당 대표로서의 위상이 강화되는 것은 물론이고 차기 주자로서의 경쟁력도 한층 공고해질 것이다.
하지만 한나라당이 1, 2승만 거두면서 수도권에서 전패할 경우 정 대표의 입지가 흔들릴 공산이 크다. 당내 경쟁자인 이재오 전 최고위원이 국민권익위원장을 맡으면서 '내년 1,2월 조기 전당대회론'은 수그러들었지만, 6월 지방선거 전 전대를 열어야 한다는 주장이 불거질 가능성은 남아 있다.
정세균 대표의 사정은 더 절박하다. 경남 양산, 강원 강릉의 판세가 녹록하지 않아 수도권에서의 승리가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수원 장안의 경우 '손학규 카드' 불발로 쉽지 않은 싸움을 하게 됐고, 안산 상록을에서는 야권 단일화의 과제가 남아 있는 등 어느 곳 하나 맘을 놓을 수 없는 형편이다. 그는 최근 손학규 전 대표의 공천 고사와 4월 재보선 당시 무소속 정동영 의원의 공천 여부를 둘러싼 파동 등을 거론하며 "쉽게 선거 치를 팔자가 안되는가 보다"라고 심경을 토로했다.
수원 장안의 경우 선거의 책임과 권한을 손 전 대표와 공유하는 만큼 정 대표 입장에선 안산 상록을과 충북 증평ㆍ진천ㆍ괴산ㆍ음성 등에서 승리를 얻어내는 게 중요하다. 만약 두 곳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면 야권의 명실상부한 리더로 자리잡으면서 잠재적 대권주자로 부각될 수 있다. 그러나 반대의 경우 당내 비주류가 조기 전당대회론을 제기하면서 정 대표를 흔들 가능성이 높다.
김영화 기자 yaa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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