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텔아비브 북쪽 '1391 캠프'수감자들은 대부분 무슬림이다. 이들은 수감 장소, 석방 가능성은 알지 못한 채 1.25~2㎡의 캄캄한 독방에 갇혀 지낸다. 1391 캠프는 성고문 등 가혹 행위가 끊이지 않아 '이스라엘의 관타나모'라고 불린다. 외부와의 접촉은 불가능하다. 이곳은 원래 영국 식민지 시절 식민지배에 저항하는 아랍ㆍ유대인들을 감금하던 시설이다. 2004년 한 고고학자가 1930년대 말 제작된 지도에 표시된 이 시설이 현존한다는 사실을 밝혀내면서 실체가 처음 드러났다. 지금도 이스라엘 지도에는 이 시설이 표시돼 있지 않다.
▦프랑스 파리 라상떼(La Sante) 교도소는 1867년 설립됐다. '건강'이라는 뜻과 달리 쥐와 이가 득실댄다. 수감자들은 주 2회 냉수 샤워만 할 수 있어 피부병에 시달리기 일쑤다. 수감자 간 성폭행도 비일비재해 1999년 한 해에만 124차례의 자살 시도가 발생했다. 전설적 테러리스트 카를로스 자칼도 94년 체포된 뒤 종신형을 선고 받고 복역 중이다. 2000년 이 교도소의 의사가 실상을 담은 책을 발간한 뒤에야 프랑스 정부는 환경 개선에 착수했지만 시늉 뿐이었다. 유엔인권위원회는 지난해 라상떼의 비인권적 상황을 강력 비판했다.
▦두 교도소에 비하면 우리나라 '감옥 중 감옥'이라는 청송제2교도소는 호화롭다. 시설은 철통같다. 일반 교도소보다 2배나 높은 6~8m 높이의 담장은 수감자들에게 심리적 압박을 가한다. 5.4㎡의 독방과 이동통로, 사각지대 등에 CCTV, DVR(디지털영상 저장장치), 감청기 등이 설치돼 있다. 자살ㆍ자해 방지를 위해 독방 벽에 발포폴리스틸렌(스티로폼)을 붙이고 합판을 덧댔다. 1391캠프처럼 교도소나 수감자에 의한 비인간적 가혹 행위가 일어나지 않게 교도관들은 2인 1조로 24시간 근무하고 수감자끼리는 마주칠 수 없게 만들었다.
▦일반 교도소와 달리 청송제2교도소에는 교화(敎化) 프로그램이 없었다. 수감자 대부분 갈 데까지 간 죄수들이기 때문. 그런데 9월에 '나를 발견하는 기쁨'이라는 의미의'아리랑(我理郞) 캠프'가 시작됐다. 외부 인성 교육 전문가가 하루 4시간씩 성격ㆍ심리 검사, 분노 조절ㆍ대인관계 훈련을 실시하는 문제행동 예방 및 심리치료 프로그램이다. 이곳으로 이감된 8세 여아 성폭행범 조두순(57)에게도 언젠가 교화의 기회가 주어질 것이다. 그러나 뼈저린 고통으로 점철된 참회의 시간이 흐른 뒤라야 한다. 그에게 교화는 아직 사치다.
황상진 논설위원 april@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