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香港)이냐, 상하이(上海)냐'
향후 중국경제의 중심지를 놓고 홍콩과 상하이의 자존심 경쟁이 치열하다.
홍콩은 독자적인 금융서비스, 법률, 감독시스템 등을 갖춰 영국 런던처럼 발전할 가능성이 높고, 성장잠재력이 높은 상하이는 미국의 뉴욕처럼 발돋움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그러나 최근 중국정부는 홍콩이 중국 전체의 금융시장을 감당할 만한 역량에는못미친다는 판단아래 2020년까지 상하이를 국제금융 중심지로 만들겠다는 청사진을 내놓았다. 하지만 홍콩은 상하이에 비해 금융 중심지로서의 환경과 여건이 우세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홍콩 재경부 줄리아 륭(梁鳳儀)부국장은 "홍콩은 지난달 28일 중국대륙 밖에서는 처음 60억위안의 위안화 표시 국채를 발행해 중국 인민폐 역사를 새롭게 열었다"며 "이는 위안화 국제화를 향한 거보(巨步)로, 홍콩이 중국 금융의 대외첨병기지라는 점을 말해준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정부가 상하이를 2020년까지 국제금융중심지로 키우겠다는 계획에는 우선 위안화의 국제화가 전제돼야 한다"며 "홍콩이 위안화의 국제화를 선도하는 상황에서 상하이의 점진적인 금융발전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콩 최고의 정부 싱크탱크인 바우히니아 연구소(智經硏究中心)의 안소니 우(胡定旭) 소장은 "금융은 결국 인재와 자본시장이 관건인데, 상하이가 10년 후 국제 금융중심이 된다고 해도 홍콩이 갖춘 선진 금융 서비스 소프트웨어를 따라오기에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유럽에서 런던이 금융중심지가 된 것은 경쟁력 있는 소프트웨어가 있기 때문"이라며 "중국은 넓고 국내총생산(GDP)규모 역시 커 금융센터가 1개 도시에만 있으라는 법은 없으며 상하이와 홍콩이 상호 보완하는 기능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함께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콩무역발전국의 이코노미스트 디킨슨 호(何達權)도 "홍콩은 중국의 금융서비스 플랫폼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 50년간 자본주의 체제가 유지될 홍콩은 해외 투자자들은 물론 본토의 대기업들에게 자본조달의 기회를 주는 아시아 최대의 금융 중심지로서 그 지위가 변치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홍콩=장학만 특파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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