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모자에 붉은색 고글, 그리고 바람막이 스타일의 흰색 윗옷. 프로야구 두산의 김경문(51) 감독이 고집하는 스타일이다. 이 중 트레이드 마크는 단연 흰색 바람막이다. 야구모자와 고글은 이따금 벗어 보이기도 하지만 연습복장인 흰색 바람막이는 웬만해선 벗는 법이 없다.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을 하루 앞둔 지난달 28일. 미디어 데이가 열린 이날도 김 감독은 흰색 바람막이 차림이었다. 주장 김동주가 연습복 차림으로 회견장에 앉자 정식 유니폼으로 갈아입도록 지시하면서도 정작 김 감독은 연습복장을 유지한 채 출사표를 밝혔다.
이번 포스트시즌 동안 김 감독이 유니폼을 차려 입은 날은 딱 하루. SK와의 플레이오프 전날인 6일 미디어 데이에서였다. 남색 방문 유니폼을 입었던 이날을 빼곤 김 감독은 지난해부터 경기 중에도 바람막이를 걸치고 있다.
김 감독이 이처럼 흰색 바람막이를 고집하는 이유는 뭘까. 답은 간단명료하다. "그냥 흰색이 좋더라고. 깔끔해 보이잖아." 국내에서는 다소 생소하지만 김 감독 같은 차림은 메이저리그나 일본프로야구에선 이따금 볼 수 있다.
누리꾼들이 김 감독에게 붙여준 별명은 '미(美)중년'. "자연스러운 게 좋다"는 김 감독은 그 흔한 염색도 하지 않는다. 멋스러운 흰머리에 어울리는 흰색 바람막이. 승승장구 중인 팀 못지않게 김 감독의 스타일도 주목 받고 있다.
양준호 기자 pir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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