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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 GOT GPT 낮다고 방심하다 자칫 '간 큰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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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 GOT GPT 낮다고 방심하다 자칫 '간 큰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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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0.08 0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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잦은 술자리, 야근, 운동 부족으로 현대인의 간은 지쳐 있다. 그러나 간은 딱딱하게 굳어져 치유가 불가능할 때까지 아무런 증상을 나타내지 않을 정도로 '둔한' 장기다. 인체 화학 공장으로 각종 영양소를 저장하고, 독성 물질을 해독하는 등 가장 중요한 기관인 간의 건강은 평소 잘 챙겨야 한다.

■ 간 수치로만으로 알 수 없는 간 건강

간 질환의 증상은 피로와 전신 쇠약, 식욕 감퇴, 메스꺼움, 구토, 소화불량, 복부 불쾌감, 오른쪽 윗배의 둔탁한 통증 등이다. 간이 더 나빠지면 토혈과 혈변이 생기고 눈동자와 피부가 노란색을 띠는 황달도 나타난다. 그러나 간 질환에서만 이런 증상을 나타나는 것이 아니어서 증상만 보고 판단할 수는 없다.

흔히 GOT GPT로 대표되는 간 염증 수치가 높을수록 간 기능이 나쁘다고 알고 있지만 사실과 다르다. 이들 수치는 간 세포에 존재하는 효소의 많고 적음을 나타내는 지표다. 따라서 이들 수치가 높으면 간이 손상됐다고 할 수 있지만 어느 정도인지는 알 수 없다. 이들 수치가 10배 높다고 해서 간이 10배 나쁘다는 뜻은 아니다.

반면 수치가 정상이라고 해도 간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이미 간이 많이 손상돼 더 이상 손상될 간세포가 거의 없다면 수치가 정상일 수 있다. 대한간학회 관계자는 "간 기능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간 염증 수치와 함께 반드시 혈액 검사와 초음파 등 영상학적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 소주 1주일에 2병 이내로 마셔야

간에 가장 좋지 않은 것은 단연 술이다. 알코올은 간세포에 지방을 축적하고, 알코올 대사 산물은 간 세포를 손상한다. 술을 자주 마시면 손상된 간세포가 재생될 시간이 없고, 영양 불균형을 초래해 간 질환이 된다.

술을 '약주'라고 해서 몸에 좋다고 아는 사람도 있지만 모든 술은 간을 손상시킨다. 손주현 한양대 구리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술 종류와는 관계없이 알코올 섭취 안전량은 하루 20g 정도로, 이는 소주로 따지면 3분의 1 병 정도"라며 "만약 이를 넘기면 간이 쉴 수 있도록 일정 기간 금주해야 한다"고 말했다.

알코올 함량 20%인 소주 1병(360㎖)을 마셨다면 알코올 72g(0.2X360)을 마신 셈이므로 3, 4일은 술을 마시지 않아야 한다.

무분별한 건강식품 복용도 간을 해칠 수 있다. 하수오 가시오가피 호박 홍삼 인진쑥 상황버섯 등은 대표적 건강식품이지만 농축액으로 마셨을 경우 간 독성으로 인해 사망할 수도 있다. 손 교수는 "대부분 건강식품의 효과가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았고 얼마나 먹으면 독성이 있는지, 어떤 부작용이 있는지를 알 수 없다"고 경고했다.

■ 좋은 단백질 섭취하고 운동해야

간 건강을 지키는 비결은 양질의 단백질 섭취와 칼로리 제한이다. 양질의 단백질은 삶아 기름기를 뺀 육류와 생선, 두부, 유제품 등으로 섭취할 수 있다. 두부를 넣은 된장찌개 청국장 콩비지 순두부 등을 매일 먹는 것으로 충분하다. 다만 짜지 않게 조리해야 한다.

단백질 하루 권장량은 체중 1㎏에 1.2~1.5g이다. 오미혜 경희의료원 영양상담팀 파트장은 "체중 70㎏인 성인의 경우 하루 단백질 권장량은 100g 안팎, 한 끼에 30g 가량"이라며 "단백질 30g은 두부 3분의 2모, 고기로는 탁구공 크기 4조각 정도"라고 설명했다.

튀긴 음식과 패스트푸드는 영양소는 적고 칼로리는 높아 술과 함께 간 건강의 적이다. 오 파트장은 "체중에 30~35를 곱한 수치가 하루 적정 섭취 열량(㎉)인데 이를 초과하면 영양분이 지방으로 바뀌어 간과 피하 등에 축적된다"고 말했다.

운동은 1주일에 3회 이상, 한 번할 때 30분~1시간, 땀이 약간 날 정도로 하는 게 좋다. 손 교수는 "땀이 비오 듯하고, 숨이 턱까지 찰 정도로 운동을 심하게 하면 도리어 좋지 않다"고 말했다.

허정헌 기자 xsco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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