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리즈를 향한 두 번째 관문 플레이오프. 그 중 가장 중요한 1차전에서 두산이 데뷔 5년차 금민철(23)을 선발로 내세우리라고는 예상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김경문 두산 감독은 금민철을 굳게 믿었다. 지난 4년간 성적이 고작 6승9패17홀드에 불과한 선수지만 어느 타자도 쉽게 칠 수 없는 위력적인 구위를 지녔다고 확신했다. 더구나 금민철은 지난달 30일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 선발로 나서 6이닝 동안 6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팀의 첫 승을 이끌었다.
자신의 포스트시즌 두 번째 선발등판. 동산고를 졸업한 금민철은 또 다시 눈부신 호투를 펼치며 고향팀에 뼈아픈 1패를 안겼다. '만년 유망주'라는 꼬리표를 떼는 것은 물론, 선발진이 붕괴된 두산의 실질적인 에이스로 확고하게 자리를 잡게 됐다.
금민철은 7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SK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 선발등판 해 5이닝 동안 6피안타 2볼넷 2탈삼진으로 SK 타선을 1점으로 틀어 막으며 두산의 3-2 승리를 이끌었다. 금민철의 호투로 적지에서 첫 승을 따낸 두산은 한국시리즈 진출을 향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
플레이오프 1차전 승리 팀의 한국시리즈 진출 확률은 76%(25번 중 19번). 5판3선승제로 치러진 플레이오프에서는 1차전 승리 팀의 80%(20번 중 16번)가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았다.
금민철은 수비진의 보이지 않는 실책으로 헌납한 2회말 1실점을 제외하면 완벽한 피칭을 선보였다. 6개의 안타를 허용했지만 대담한 승부로 위기 때마다 범타를 이끌어내며 SK 타선을 무력화 시켰다.
금민철의 호투에 두산 타자들 역시 경기 초반부터 기선을 제압했다. 고영민은 1회말 1사 후 SK 선발 개리 글로버의 4구째 슬라이더를 밀어 쳐 우측 담장을 빨랫줄처럼 넘어가는 솔로홈런을 터뜨렸다. 2회초에는 선두타자로 나온 최준석이 같은 코스로 넘어가는 솔로홈런을 추가하며 2-0으로 승기를 가져왔다. 두산은 이어진 찬스에서 정수빈의 내야땅볼을 틈타 3루주자 손시헌이 추가 득점에 성공했다.
SK는 2회말 박재홍의 적시타로 1점을 뽑아낸 뒤 8회말 박정권의 솔로홈런으로 1점 차까지 추격했으나 역전에 실패하면서 정규시즌 최종전에 기록한 19연승을 더 이상 잇지 못했다.
두 팀은 8일 오후 6시 문학구장에서 2차전을 벌인다. 카도쿠라(SK)와 후안 세데뇨(두산)가 선발로 예고됐다.
인천=성환희기자
허재원기자
양준호기자
■ 양팀 감독의 말
▲김경문 두산 감독=역시 SK는 강팀다웠다. 우리 선발 금민철이 상대 에이스를 상대로 자기 역할을 잘해준 게 승리의 원동력이었다. 고영민이 잘해줬는데 앞으로 더 잘해주기 바란다. 임태훈에게 8회까지 맡긴 뒤 9회 이용찬에게 마운드를 넘길 때 고민했지만 두산의 미래를 책임질 선수이기에 이용찬을 믿었다. 내일 선발은 세데뇨인데 잘해주기 바란다.
▲김성근 SK 감독=경기 전부터 바람의 영향 있지 않을까 우려했는데 역시 예상대로였다.(글로버의 홈런 2개 허용) 오늘 안타는 많이 쳤지만 전체적인 연결이 매끄럽지 못했다. 6회말에 대타 이호준을 낼 때 주춤했던 게 흐름을 놓친 것 같다. 내일 카도쿠라가 선발인데 1승1패를 만든 뒤 잠실로 넘어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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