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정몽준 대표는 6일 "박근혜 전 대표가 가장 유망한 (대권) 후보이지만 국민이 보기에 좋은 후보감이 여럿 있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이날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 참석해 차기 대권 경쟁 구도와 관련해 자신의 입장을 이렇게 밝혔다.
그는 "민주 시장경제에선 플레이어가 많아야 한다"면서 "박 전 대표가 국민들의 사랑과 지지를 받는 게 당연하지만 국민이 볼 때 대통령감이 되는 후보가 3, 4명은 있어야 여당으로서 안정감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대표는 '박 전 대표를 도울 생각이 없느냐'는 질문에 "피곤하게 (대선후보 경쟁을)하지 말고 쉽게 하자는 뜻이죠"라며 웃으며 받아 넘긴 뒤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문수 경기도지사도 대권주자로 거론했다. 그러나 정 대표는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후보를 거명했다면서 정운찬 총리나 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당내 기반이 취약하고 승부사 기질이 없다'는 지적 등에 대해 "고용 사장은 오너보다 더욱 잘할 수 있다"며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2002년 노무현 후보와의 단일화 및 합의 파기 등과 관련 "노 후보 당선에 일조했다면 제 책임이 크다"며 "지난 5년 동안 정치적 쓰나미를 겪으면서 아마추어 정치인이었다는 반성을 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한나라당 입당이 시류에 따른 결정 아니냐'는 지적에 "정치적 이상주의자로서 허업(虛業)을 그만두고 호랑이 굴인 정당에 들어가 정치개혁이란 호랑이를 잡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해명했다.
정 대표는 정치개혁과 관련 "한국정치는 지연, 학연, 혈연의 고리를 끊는 과감한 개혁이 필요하다"며 "행정구역 개편, 선거제도 개선, 개헌 등 한국정치 개혁을 위한 세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게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회기 안에 헌법개정 논의 등을 위한 관련 특위를 출범시키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선거제도에 대해 "중ㆍ대선거구제는 우리 현실에 맞지 않지만, 권역별 비례대표제는 권역을 넓게 잡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공천제도 개선에 대해선 "1차적으로 공천배심원제를 추진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한나라당을 여성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갖는 정당으로 변모시켜야 한다면서 "당을 '어머니 정당'으로 변화시킬 생각"이라고 말했다.
고성호 기자 sung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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