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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과 현대의 만남… 춤을 즐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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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과 현대의 만남… 춤을 즐기다

입력
2009.10.07 0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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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은 따분하다? "절대!"라고 호언하는 두 춤판이 서울서 벌어진다. 한글을 소재로 한 현대무용 '한글춤'이 13, 14일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연산군 이야기를 전통무로 승화시킨 '왕의 춤'이 12, 13일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열린다.

각각 연출을 맡은 이숙재(64) 한양대 교수와 진옥섭(44) 축제의땅 예술감독은 서로 입이라도 맞춘 듯 "전통은 단순히 옛것을 살리는 데 그치지 않는다"며 현대적 감각을 살린 두 공연의 흥미를 보장했다.

■ 40번째 한글춤 '훈민정음 보물찾기'

한글춤은 100회를 맞아 '훈민정음 보물찾기'란 제목으로 공연된다. 이숙재 교수는 1984년 밀물현대무용단을 창단하고 지금까지 모두 39편의 한글춤을 선보여왔다. 40번째에 해당하는 이번 작품은 완결판이란 타이틀을 달고, 더 세련되고 함축적인 무대를 만든다.

스토리는 바벨탑 이야기를 모티프로 삼았다. 서로 다른 말로 인한 오해와 소통 부재가 인간세상을 어지럽히자 이를 구제하려는 음양오행원정대가 세상을 하나로 엮어줄 전설의 글, 한글을 찾아 나선다.

"한글은 만국의 언어를 표현할 수 있다"는 이 교수의 생각이 반영된 전개다. 한글은 홀소리와 닿소리의 움직임을 통해 하늘과 땅, 낮과 밤, 해와 달 등 우주의 섭리와 현상을 담은 형상으로 표현된다.

음악은 국악과 양악을 구분하지 않고, 신명나는 타악으로 채워진다. 3D영상도 사용돼 장르의 경계를 허문다. 무대를 압도하는 파격적이고 진보적인 몸짓은 이미 전편에서 여러 차례 확인된 부분. 비보이, 재즈, 나이트 댄스 등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대중무용도 가미한다. 한글 패션디자이너 이상봉씨의 패턴을 적용시킨 의상도 또 하나의 볼거리다.

한글춤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국립극장, 국립국악원 등 장소를 불문하고 객석을 가득 메운 흥행 공연이다. 2004년 도쿄댄스비엔날레 개막작으로 초청되는 등 20여 차례 해외 공연도 거쳤다.

이 교수는 "제가 안무한 작품은 이번이 마지막입니다. 내년부터는 공모전을 열어 젊은이들이 만든 참신한 한글춤을 선보이고, 해외시장에도 적극적으로 내놓을 거예요"라고 계획을 밝혔다. 일반석 1만원, 후원석 10만원. (02)578-6810

■ 새로운 무악극 '왕의 춤'

'왕의 춤'은 가면극, 무굿, 풍물 등 전통 무용을 한자리에 모은 일종의 굿판이다. 현대에 적응하겠다고 전통을 바꾸는 대신, 전통무 중 관객이 흥미로워하는 부분만 골라 묶었다. 창작하는 안무보다는 기존의 명무(名舞)에 초점을 둔 것이다. 연출가 진옥섭씨는 이번 작품으로 춤과 악과 극이 어우러지되 옛것을 답습하는 데 그치지 않는, '무악극(舞樂劇)'이란 새로운 개념을 만들었다.

조선왕조실록에 따르면 연산은 '처용무에 능한 자는 상 주고 아닌 자는 죄를 논하라'고 할 정도로 처용무를 사랑한 왕이었다. 여기서 착안, 무대는 처용무로 벼슬을 받은 광대가 이룬 섬마을을 배경으로 한다. 해마다 시월이면 폐위돼 숨진 연산을 위해 굿을 벌이는 곳이다.

연산의 생을 줄거리로 한 굿은 박영수, 진유림, 하용부, 김운태 등 명무들의 처용무와 너울춤, 영무, 솟음벅구 솔로, 처용무와 판굿을 겸한 군무로 구성됐다. 이들은 제주에서 11개월간 합숙을 거쳐 농익은 굿판을 선사한다. 어린 춤꾼 김혜안(10), 강혁준(14)군의 앙증맞은 몸짓도 볼거리다.

음악은 장구, 꽹과리, 피리, 대금, 아쟁, 해금 등 국악기로 연주되며, 살풀이에 사용되는 '시나위'와 승무의 '대풍류' 등 대표적인 민속악을 선보인다. 진옥섭씨는 "전통춤으로 액션 블록버스터를 만들었다"면서 "특히 빠른 템포로 상모를 돌리고 소고를 치는 솟음벅구는 우리 춤의 위력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R석 5만원, S석 3만 5,000원, A석 2만원. (02)3216-1185

김혜경기자 thank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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