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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 IPTV 활용 수업 포항 상도中 가봤더니…"인터넷TV가 과외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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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 IPTV 활용 수업 포항 상도中 가봤더니…"인터넷TV가 과외선생님"

입력
2009.10.07 0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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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시대 연금술사들은 구리나 철을 다른 물질과 배합해서 금으로 바꿀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로는 그게 '도금'과정이었죠. 자~, 그 과정을 여기 스크린을 통해 한번 살펴볼까요?"

지난 달 30일, 경북 포항시 남구 대도동에 있는 상도중 3학년 6반 5교시 과학 수업 시간. 박미영(43) 교사는 인터넷TV(IPTV)와 연결된 대형 화면에 리모컨을 갖다 대고 능숙한 손놀림으로 '물질의 구성'편과 연계된 실험 콘텐츠를 찾아 학생들에게 보여주면서 수업을 진행했다. 상도중은 KT의 지원에 힘입어 국내에선 처음으로 IPTV를 수업 시간에 시청각 활용 부교재로 채택(2009년 4월말)한 학교다. 박 교사는 "교과 내용을 화면으로 직접 보면서 학생들에게 설명을 하다 보니, 수업 시간에 아이들의 집중력이 높아지고 이해력도 향상돼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IPTV가 공교육에 새 바람을 불어 넣고 있다.

경제적 능력으로 기회가 제한된 소외계층의 교육 수요를 충족시키고 사교육비 절감을 위해 선보인 IPTV 학습용 콘텐츠가 학교로 흡입되면서 공교육 활성화에도 적지 않은 기여를 하고 있다. 수도권에 위치한 유명 학원의 질 높은 강의 내용을 지방 학교에서도 손쉽게 접하면서 학생 개개인의 학습 효과 상승은 물론, 대ㆍ중ㆍ소 도시간 학력 불균형 문제 해소에도 큰 보탬이 되고 있다.

IPTV의 이 같은 혜택 덕분에 결석률이 떨어지는 등 요즘 상도중의 면학 분위기도 크게 달라지고 있다. 실제 전체 학생(926명, 9월말 기준) 가운데 244명이 결손가정이나 기초생활수급자 등으로 이뤄진 상도중 학생들의 수업 태도가 조금씩 변해가고 있다는 게 학교 측의 설명이다. 이 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한택림(16) 학생회장은 "큰 도시에 있는 학원에서나 볼 수 있는 강의 내용을 학교에서 편하게 IPTV로 보면서 공부를 하니까, 대도시 학생들과 하는 (공부) 경쟁에서 이겨야 되겠다는 생각이 저절로 생겨난다"며 "IPTV로 공부하는 수업 시간을 기다리는 친구들도 많이 생겨날 만큼 IPTV에 대한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IPTV에 대한 학생들의 반응이 좋아지자, 이 학교는 영어와 국사, 사회, 음악, 체육 등 기타 수업 시간에도 IPTV의 활용폭을 점차 넓혀가고 있다. 또한 각 학년, 반의 담임 교사 재량에 따라 일주일에 네 번(월ㆍ화ㆍ수ㆍ금)씩, 방과 후 IPTV 교실을 운영하며 학생들의 실력 향상을 돕고 있다.

그러나 아쉬운 점도 있다. IPTV가 많은 장점이 있지만, 아직 모든 과목에서 턱없이 모자란 학습용 콘텐츠는 개선해야 할 문제로 지적된다. 아울러 방과 후 교실이 본격화 될 경우에 대비, 적절한 시점에 업데이트 될 수 있는 다양한 학습용 콘텐츠를 갖출 수 있도록 정부와 사업자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박종남(61) 상도중학교 교장은 "특정 교과 과목에만 치우치고 있는 IPTV 콘텐츠가 하루 빨리 모든 과목으로 확대될 필요가 있다"며 "계층간의 위화감 조성 등과 같은 사교육 병폐를 줄이고 모든 계층이 균등하게 교육을 제공 받을 수 있는 데, IPTV는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포항=허재경 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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