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껌 디(밥 먹자)." "디 저어 디(놀자)."
장성환(36)씨는 한 달에 하루는 예슬(4), 예빈(3) 두 딸과 베트남어로만 말하며 논다. 베트남 노래를 듣고, 베트남 영화를 본다. 일명 '베트남 데이'다. 아이들에게 엄마 나라를 가르치려는 남다른 조기교육이다.
부인 팜티 퀸화(29)씨는 남편이 '베트남 데이'를 시작한 이후 아이들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베트남이 싫다던 아이들이 "언제 외갓집 가냐"고 조르기까지 한다는 것이다.
퀸화씨와 8명의 베트남 유학생들은 하나금융그룹과 세이브더칠드런의 후원을 받아 지난해 10월부터 격주로 '하나 토요 베트남학교'를 열고 있다. 서울대 국어교육과 석사과정을 수료한 퀸화 씨는 베트남어 쓰기 교재를 만들었다. 주한 베트남유학생회의 푸엉 씨, 응안 끄엉 씨 등 다른 유학생들은 아이들과 베트남어로 말하고, 쓰고, 놀면서 베트남 문화를 가르친다.
임영호 하나금융그룹 상무는 "다문화 가정의 아이들이 사회적 소외와 차별의 대상이 되지 않고 이중언어 능력과 이중 문화적 배경을 가진 미래의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게 우리 프로그램의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하나금융그룹은 다문화 가정의 자녀들을 이중 문화적 강점을 지닌 글로벌 인재로 키우는 '하나 키즈 오브 아시아' 프로젝트를 장기간 계획을 가지고 진행하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과 손잡고 베트남 수상인형극, 베트남 유물전시회 등 어머니 나라의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다양한 문화체험 기회를 마련하기도 했다.
다문화가정을 위한 활동에서 나타나듯, 하나금융그룹의 사회공헌 활동은 단순한 금전적 지원보다 근본 문제 해결을 위한 방식을 고안하고 인프라를 구축하자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노인요양ㆍ아동보육시설 건립, 마이크로 크레디트 사업, 문화 공헌 등이 바로 그러한 노력의 산물이다.
고령화, 저출산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2006년 금융권 최초로 설립한 사회복지법인 하나금융공익재단은 노인요양시설인 '하나케어센터'와 아동보육시설인 '하나푸르니 어린이집'을 건립해 운영하고 있다. 하나푸르니 보육시설은 그 동안 대부분의 회사들이 자사 직원들을 대상으로 사내 보육시설을 운영하던 관행과 달리 2008년 9월 국내 최초로 보육시설을 설립해 자치단체에 직접 기부하는 방식으로 지어졌다. 하나케어센터는 고령인구를 위한 요양 및 재활시설이 부족한 국내 현실을 감안해 올해 3월 금융권 최초로 설립한 노인요양시설이다.
경제적으로 어렵지만 근로 능력과 자활 의사가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대출해 주는 마이크로 크레디트 사업도 일회성 지원에 그치지 않고 지원 대상 스스로 빈곤을 벗어나 건강한 경제주체로서 활동할 수 있도록 돕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문화 공헌도 하나금융만의 '창조적 사회공헌' 방식을 적용, 유명 공연을 후원하는 방식뿐 아니라 고객들이 문화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넓히고 예술에 대한 안목을 키울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돼 왔다.
고객대상 미술 전문과정을 2004년부터 매년 봄, 가을 진행하고 있으며, 한국페스티벌 앙상블의 연주와 전문가의 해설이 결합된 새로운 형식의 클래식 강좌인 '하나클래식 아카데미'를 2000년부터 매주 목요일마다 열고 있다. 2006년부터는 매월 셋째 수요일마다 여의도 하나대투증권빌딩에서 클래식과 연극이 결합한 클래식 공연극인 '하나 여의도 클래식 음악회'를 열고 있다. 이밖에 소장 미술 작품을 온라인 갤러리(www.hanabank.com/cybergallery)를 통해 전시, 일반인들에게 작품 감상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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