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가 각종 경제제재를 동원해 이란 경제를 봉쇄하더라도 암시장이 전 세계적으로 활성화되어 있기 때문에 실질적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뉴욕타임스(NYT)가 5일 보도했다.
NYT는 "지난주 제네바에서 열린 핵 관련 다자회담 이후 국제사회의 대이란 제재를 향한 결속이 어느 때보다 강력해졌지만 이란은 과거 경제봉쇄 조치 때 암시장을 통해 살아남았던 경험이 많아서 미국의 예상만큼 쉽게 고립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문은 네덜란드의 한 항공서비스회사가 2005년부터 2007년까지 불법적인 방법을 동원, 이란으로 미국산 항공기와 전자기기 부품들을 수출했던 것을 이란 암시장의 위력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로 들었다.
이 회사는 아랍에미리트 행 수출품인 것처럼 항공기와 부품들을 포장해 이란으로 전달했다. 또 과거 남미 콜롬비아를 거쳐 이란으로 제트기 부품들이 수출되기도 했으며, 영국의 한 은행은 무려 12년 동안 이란의 비밀 자금거래를 숨겼다는 이유로 3억5,000만 달러의 벌금을 내야 했다며 이란이 구축한 암시장 네트워크가 전세계적으로 광범위하다고 보도했다.
마이클 제이콥슨 워싱턴근동정책연구소(WINEP) 연구원은 "이란인들은 각종 제재를 효과적으로 회피했던 경험이 많다"며 "이들은 미국이 주도하는 제재의 틈새를 찾는데 능숙하며 많은 서방 기업은 이 같은 암시장 거래에 적극 동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도 지난주 대이란 경제제재에 "틈이 있다"고 시인한 바 있다.
NYT는 미국이 1979년부터 대이란 제재에 나섰지만 결과는 이란에 불법적으로 수출되는 물건들의 가격을 올리는 데 일조했을 뿐이라고 지적하며 "세계는 미국의 감시망을 피하는 방법에 정통한 불량국가와 밀수업자들로 가득하다"고 보도했다.
양홍주 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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