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북한과 중국이 정식 외교관계를 수립한 지 60주년이 되는 날이다. 양국은 이 날을 기념하기 위해 올해를 '조중 친선의 해'로 정하고 연초부터 성대한 기념행사를 개최해왔다. 4일부터 북한을 방문 중인 원자바오 중국총리는 오늘 '조중 친선의 해' 행사 폐막식에 참석, 양국 수교 60주년 기념행사의 대미를 장식한다. 어제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 등 양국의 최고 지도부가 서로 축전을 보내 수교 60주년을 축하하고, 앞으로도 유대와 협력관계를 더욱 강화할 것을 다짐했다.
오늘의 북한은 중국과의 관계를 빼고는 생각할 수 없고, 중국도 안보와 정치외교 측면에서 북한의 존재를 높게 평가하고 있는 만큼 양국이 수교 60주년에 부여하는 의미는 각별할 수밖에 없다. 양국은 원자바오 총리의 방북 기간에 '경제원조에 관한 교환문서' '경제기술협조협정' 등 다양한 협정과 합의문, 의정서 등에 서명했다. 각 분야에서 중국의 대북 지원과 협력을 뒷받침하는 내용들로, 중국이 오랫동안 희망해왔던 압록강 대교 건설 합의도 포함돼 있다.
하지만 남북관계가 정체 내지는 후퇴를 면치 못하고 있는 상태에서 이같은 북한과 중국의 밀착을 바라보는 것은 착잡한 일이다. 그렇지 않아도 북한에서 유통되는 공산품의 80% 가량이 중국산이고, 에너지와 식량도 거의 절대적으로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북한의 2차 핵실험과 장거리 로켓발사와 관련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강화된 상황에서 중국의 대북 협력과 경제지원이 늘어나는 것은 북한의 대중국 예속 심화를 의미한다. 한반도의 내일을 생각할 때 결코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어서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날로 커져가는 중국의 대북 영향력에 대한 국제사회의 기대도 없지 않다. 결정적으로 북한의 변화를 이끌어 낼 지렛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국제사회가 이번 원자바오 총리의 방북에 기대를 걸었던 것도 그래서였다. 북한과 중국 양국이 오늘 '조중 친선의 해' 행사를 마무리하면서 북한의 6자회담 복귀 등 국제사회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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