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과 태풍이 아시아 지역을 연이어 강타하는 이유는 뭘까. 전문가들은 수많은 인명피해를 냈다는 것 외에는 이들 사이에 특별한 연관성은 없다고 본다.
지각변동과 기상변화가 하나의 요인에서 비롯됐다고 보기 힘들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현상들은 바로 지구가 '위험하게'변하고 있다는 신호로 봐야 한다는 경고도 전문가들은 빼놓지 않는다.
최근 연이은 지진에 대해 일부 전문가들은 그 원인을 태평양지역이 지진 활동기로 접어들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이번 인도네시아 강진과 서사모아 지진해일이 '불의 고리'로 불리는 환태평양 화산대에서 발생했기 때문이다.
환태평양 화산대는 지구 표면의 10여개 지각판 중 가장 큰 태평양판이 다른 판들과 만나 충돌하는 경계 지역을 말한다. 지진은 지각판이 맨틀 위에 떠서 서로 부딪치고 포개지면서 발생한다.
환태평양 화산대는 인도네시아와 필리핀은 물론 일본, 쿠릴 열도, 북아메리카, 남아메리카로 연결된다.
환태평양 화산대에서는 크고 작은 지진이 끊이지 않지만 정작 문제는 최근 대형지진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현대적 지진관측이 시작된 1980년대 이후 2,000년대 전까지 리히터 규모 8 이상 대지진이 10개를 넘지 않았는데 2,000년대 들어선 벌써 13차례나 발생했다. 더구나 최근 이 지역에서 관측된 7차례의 지진은 모두 연이어 발생한 것들이다.
지난달 남태평양 서사모아에 강진과 지진해일이 덮친 뒤 인도네시아와 페루에서 지진이 발생했고 미국 캘리포니아주, 태평양의 통가, 대만 동남부, 인도네시아 동부에서도 지진이 이어졌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우리나라 역시 안전지대일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직접적 지진피해가 없더라도 지진에 의한 지진해일의 피해는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기상청 이현 지진관리관은 "통계적으로 우리나라에 규모 6 이상의 지진은 100년에 1회 정도 발생하는데 1680년대 대지진 이후엔 큰 지진이 없었다"면서도 "지진안전지대가 아닌 만큼 피해 최소화를 위한 시스템을 정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는 "큰 지진이 한 번 발생하면 인근지역 지진대에 스트레스가 증가돼 지진이 잇따를 수 있다"며 "우리는 지각판 경계에 있지는 않지만 쓰나미에 대해선 우리나라가 안전지대가 아니다"고 말했다.
강희경 기자 kbstar@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