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당론과 여론"이라는 말이 있다. 의원들이 총선 공천권을 쥐고 있는 당 지도부와 당락을 좌우하는 유권자를 많이 의식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자유선진당 이영애 의원에겐 별로 통하지 않는 말이다.
이 의원은 요즘 당에서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28일 정운찬 총리 임명동의안 표결 때 '표결 보이콧'이라는 당론을 거스르고 혼자 투표했기 때문이다. 당 지도부는 이 의원 측에 불편한 심기를 표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의원은 별로 신경 쓰지 않는 듯 하다. 그는 30일 "국회의원은 당원이기 전에 국가에 봉사하는 독립된 헌법기관"이라며 "찬성과 반대에 상관 없이 표결에 참여하는 것이 당연한 임무"라고 일축했다.
자신의 소신을 최우선시 하면서 '마이 웨이'를 하는 것은 이 의원 특유의 스타일이다. 그는 정치인으로선 드물게 개인 홈페이지를 갖고 있지 않다. 이 의원은 보좌진에게 "내가 직접 관리하지도 못하는데 일방적 홍보 글만 올리는 홈페이지는 필요 없다"고 말했다고 한다.
판사와 변호사를 지낸 이 의원이 외제차(렉서스)를 타고 다니는 유일한 국회의원이라는 점도 구설에 올랐다. 의원이나 공공기관장이 외제 차를 타는 것은 '국민정서법'에 분명히 어긋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 의원은 "지금 타는 차는 의원이 되기 훨씬 전인 2004년 구입한 것"이라며 "남에게 보이기 위해 국산 차를 한 대 더 사는 것이 오히려 낭비이고 가식적이지 않느냐"고 항변했다. 그는 "수출로 먹고 사는 나라에서 외제 차를 너무 죄악시할 필요는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국회 주변에서"공인이면 국민의 눈을 항상 의식하면서 지내야 하는 것 아니냐" 는 반론이 만만치 않다.
최문선 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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