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이 5일 '내 고장 사랑운동'에 동참하고 '내 고장 사랑카드'에 가입한 것은 지방을 살리고 고향의 소외이웃을 돕자는 취지에 적극 공감해서다. 정부가 역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친서민 정책과도 궤를 같이하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의 소외이웃에 대한 연민은 자신의 유년기, 청소년기와 맞닿아 있다.
빈농의 아들로 태어난 이 대통령은 고향인 포항에서 초ㆍ중ㆍ고교를 졸업할 때까지 지독히도 가난한 시절을 보냈다. 학창시절 부모를 따라 생업전선에 뛰어들어 김밥과 풀빵, 뻥튀기, 과일, 생선, 옷감 등을 팔며 어렵게 학업을 이어갔다.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던 때에도 청소부와 일당 노동자 생활 등을 하면서 근근이 학비를 마련했다.
전형적인 고학생 출신이기에 이 대통령은 서민층이나 지역의 소외된 주민들이 겪고 있는 삶의 애환을 누구보다 잘 느끼고 있다. 최근 강화하고 있는 친서민 행보도 이 대통령의 이 같은 과거 삶과 경험이 투영돼 있다.
이 때문에 이 대통령은 그간 소외이웃 돕기를 실천해왔다. 이미 서울시장에 취임하면서 월급 전액을 불우한 이웃을 위해 쓰겠다고 선언한 뒤 4년 내내 이를 지켰다. 이 대통령이 내놓은 월급은 환경미화원과 소방대원의 자녀들을 위해 장학금으로 활용됐다.
이 대통령은 2007년 12월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공직에 있는 동안에는 계속 월급을 내놓고 대통령에 당선되면 전 재산을 사회에 기부하겠다"고 공약했다. 그리고 그 약속을 지켰다.
이 대통령은 매달 지급되는 월급 1,400만여 원을 결식아동, 독거노인, 새터민 등의 쌀 구입 등 불우이웃을 돕는데 쓰고 있다. 일일이 송금하는 절차를 줄이기 위해 아예 월급통장에서 자동이체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지난 7월에는 서초동 주택을 제외한 전 재산인 331억여 원을 사회에 환원했다. 청계재단이란 기부단체를 만들어 이를 통해 고학생에게 장학금을 전달토록 하고 있다.
그러다 한국일보와 국민은행이 공동 주관하는 '내 고장 사랑운동'이 알려지자 청와대 참모들은 한결같이 무릎을 쳤다고 한다. 소외이웃을 돕기 위한 전 국민 차원의 캠페인으로 생각됐기 때문이다.
이동관 청와대 홍보수석은 이 대통령에게 이 운동의 취지를 전했고, 이 대통령은 이에 공감, 내 고장사랑카드 신청서에 직접 서명을 한 것이다. 현직 대통령이 재임 중 신용카드를 직접 발급받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그만큼 이 운동이 지역의 소외 이웃을 돕기 위해 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으로 이 대통령이 '내 고장 사랑카드'를 사용하면 이용금액의 0.2%가 고향인 포항시로 전달돼 지역의 불우이웃 돕기나 장학기금 조성, 일자리 창출 지원금액 등으로 활용된다.
그러나 이 대통령은 이 운동이 단순히 고향 사랑에만 머무르지 않기를 희망했다. 전 국민이 이 운동에 참여할 경우 지역 살리기 운동이 곧 국가발전운동으로 확대되지 않겠느냐는 바람에서다. 이번 이 대통령의 내 고장 사랑운동 참여는 내 고장 사랑운동이 범국민운동으로 승화하는데 모멘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염영남 기자 liber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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