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산 천제는 우리 민족의 정신적 자존심입니다."
단기 4342년 개천절을 앞둔 1일 강원 태백시 태백향토사연구소 김강산(59) 소장은 "태백산(太白山)은 개천절에 유일하게 하늘에 제사하는 '밝은 산(白山)'이며, 4,000년 넘게 이어온 태백산 천제(天祭)는 배달겨레(白山民族)의 정신적 자존심이자 뿌리"라고 말했다.
<삼성기(三聖記)> <단군세기(檀君世記)> <북부여기(北夫餘記)> <태백일사(太白一史)> 등을 하나로 묶어 1911년 한말 사학자이자 독립운동가인 계연수(?~1920)가 편찬한 <환단고기(桓檀古記)> 는 4100여년 전 5대 단군이신 '구을' 임금께서 태백산에 제단을 쌓고 천제를 올렸다고 기록하고 있다. 환단고기(桓檀古記)> 태백일사(太白一史)> 북부여기(北夫餘記)> 단군세기(檀君世記)> 삼성기(三聖記)>
태백산 천제는 신라 눌지왕 때의 <부도지(符都誌)> , 고려 김부식의 <삼국사기(三國史記)> , 조선 성종 때의 <동국여지승람(東國輿地勝覽)> 등 각종 문헌에 하늘에 제를 올려 국난을 극복하고 민족번영을 이끈 국가적 행사로 기록돼있다. 동국여지승람(東國輿地勝覽)> 삼국사기(三國史記)> 부도지(符都誌)>
김소장은 "이 같은 우리 민족의 유구한 역사는 황제만이 천제를 올린다는 사대주의, 일제 강점기의 식민사학, 현대의 사이비 종교 논란 등으로 왜곡되고 평가절하되는 상처를 입었다"며 안타까워했다.
구한말 우국지사들과 일제 강점기 독립군들에 의해 이어져 온 태백산 천제는 6ㆍ25전쟁 직후 군사용 헬기장 건설로 천제단이 무너지면서 최대 위기를 맞았다.
천제단은 1965년 경북 봉화 주민에 의해 현 위치에 복구됐지만, 태백산 천제는 사이비 논란 등으로 특정 종교단체 의식으로 전락하기도 했다.
태백산 천제가 민족정기를 북돋우는 성제(聖祭)로 부활하기 시작한 때는 올해처럼 개천절과 추석이 겹쳤던 1990년이다.
당시 태백문화원 사무국장이던 김 소장은 시민 모금운동으로 제기와 제물을 마련, 태백산 천제단에 올라 하늘에 민족정기와 자존심의 회복을 기원했다.
그는 "하늘의 뜻인지 몰라도 추석이 겹치면서 다른 종교단체가 태백산에 오르지 않아 유일하게 천제를 올릴 수 있었으며, 이를 계기로 태백산 천제단은 화합과 번영을 기원하는 우리 민족의 제단으로 제자리를 찾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때부터 태백문화원은 한 해도 빠짐없이 개천절이면 태백산 천제단에서 천제를 봉행하고 있다. 지난 20년간 천제를 지낸 김 소장은 "이제는 태백을 넘어 전 국민이 참여한 가운데 민족정기를 되살리고, 잃었던 강토를 되찾아 민족번영을 염원하는 성스럽고 자랑스러운 의식으로 태백산 천제를 발전시켜 나가야 할 때"라고 말했다.
곽영승 기자 yskwak@hk.co.kr
연합뉴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