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빈 전 이스라엘 총리 암살 직전과 같은 분위기가 미국에 감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절친한 친구인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토머스 프리드먼(사진)이 오바마에 대한 미국 보수파의 움직임을 암살 분위기로 묘사했다.
프리드먼은 30일 뉴욕타임스 칼럼에서 1995년 이츠하크 라빈 전 총리가 극우파 청년에게 암살되던 당시의 이스라엘 정황을 전하며 "미국 보수파들의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공세가 위험한 수준에까지 이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라빈 전 총리는 팔레스타인 국가의 단계적 건설을 명시한 오슬로협정(1994년)을 승인한 것 때문에 이스라엘 극우파들의 반발을 사다 암살됐다.
프리드먼은 칼럼에서 "오바마 대통령에 대해 실체가 있는 비판은 괜찮지만 무엇인가 매우 위험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현재 미국에서 오바마에 대한 극우파들의 비판이 라빈 암살 직전 이스라엘에 존재했던 것과 같은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최근 소셜네트워킹 사이트인 페이스북에 '오바마 대통령이 암살될까'라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 '아마도', '그렇다', '내 건강보험을 줄이면 그렇다'는 답변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한 설문이 올라와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것을 예로 들면서 "라빈 전 총리에게 가해졌던 것과 똑같은 위협"이라고 설명했다.
프리드먼은 특히 "우파들이 오바마 대통령을 사회주의자라고 하거나 그의 의회 연설 중에 '거짓말'이라는 고함을 치는 등 온갖 모략을 하고 오바마의 출생을 날조하는 등 단합된 공세를 하고 있다"며 "이제는 이런 공격에 과격파 그룹뿐 아니라 CNN의 진행자도 가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프리드먼의 이번 칼럼에 대해 공화당 전국위원회 마이클 스틸 위원장은 CNN에 출연해 "프리드먼이 이런 식으로 글을 쓴 것은 제정신이라고 볼 수 없다"며 "대통령의 정책에 대한 불만을 인종주의나 폭력적 위협과 연결해 비약시켜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양홍주 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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