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상승기에 시세 상승을 주도하며 잘 나가던 초호화 주상복합이 최근 '난데없는' 추락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 도곡동 타워팰리스와 분당 파크뷰 등 한때 자고 나면 수천만원씩 오르던 이들 '랜드마크 주상복합'이 2억원 이상씩 떨어졌다. 나머지 주상복합들도 오름폭이 미미하기 그지없고 그나마 가격이 떨어지지나 않으면 다행인 상황이다.
30일 부동산정보업체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올 들어 주상복합 아파트의 매매가 상승률(연초 대비)은 서울이 0.88%, 나머지 수도권이 0.76%에 그쳤다. 값비싼 주상복합이 몰려 있는 서울 강남권도 1.25%에 머물렀다.
같은 기간 재건축 단지 매매가 상승률이 강남권 21.75%, 서울시 19.96%, 수도권 18.6%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재건축 상승률의 4~6% 수준에 불과한 수치. 일반 아파트 상승률(강남권 7.10%, 서울시 3.55%, 수도권 2.11%)에도 크게 미치지 못한 수준이다.
개별 단지를 보면 주상복합의 대명사로 불리는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2차 333㎡(100평)형은 현 시세가 45억원으로, 올해 초 47억5,000만원에서 2억5,000만원이 떨어졌다. 분당 정자동 파크뷰 314㎡(95평)형도 연초 38억원에서 2억5,000만원 가량 떨어진 35억5,000만원에 시세가 형성됐고, 송파구 잠실동 갤러리아팰리스 195㎡(59평형)의 매매평균가는 14억5,000만원으로 올해 초 16억5,000만원에서 2억원이 하락했다.
랜드마크 주상복합 마저 하락세를 보이는 이유는 뭘까. 가장 큰 원인은 일반 아파트에 비해 낮은 환금성 탓이다. 자연환기가 되지 않고 상업지역에 지어지다 보니 녹지공간이 부족하다는 단점 외에도, 수십억원대에 달하는 고가인 탓에 쉽게 매매거래가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닥터아파트 관계자는 "환금성이 낮은 수십억원대의 주택을 처분할 때에는 시세보다 많게는 수억원은 내려 불러야 그나마 매매가 가능하다"며 "경기침체와 높은 세금 부담 등도 급매를 부추겼을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전태훤 기자 besa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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