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을 맞아 산악회 회원들과 북한산에 오르기로 한 회사원 A씨는 하마터면 이른 새벽부터 준비한 등산 계획을 망칠 뻔했다. 입산 직전에야 2주 전 광주 무등산 등산 중 찢어진 등산화를 미처 정비하지 못한 것을 깨달았기 때문. 하지만 A씨는 레저업체 K2가 벌인 이벤트 덕분에 낭패를 면했다. 북한산 입구에서 진행된 등산화 정비 무료 서비스에 힘입어 무사히 일정을 마친 A씨는 "K2라는 브랜드에 새삼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마케팅 툴이 등장하는 디지털 시대지만 아날로그식 찾아가는 이벤트가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으며 확산되고 있다. 바쁜 일상에 지친 현대 소비자들을 직접 만나 고객과의 스킨십을 강화하고 자연스럽게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려는 기업들이 늘고 있는 까닭이다.
본격적인 등산철을 맞아 레저용품 업체 K2의 직원 20여명은 지난달 5일부터 주말마다 북한산, 지리산 등 국내 유명 등산지를 찾고 있다. 11월 1일까지 총 8주간 16회에 걸쳐 계속되는 'K2 산행안전캠페인' 때문이다. 등산화 무료 수선과 살균 서비스를 제공하며 무료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도 운영한다.
GS홈쇼핑은 1.2톤 트럭을 개조한 전용 차량을 이용한 '찾아가는 방송'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달 26일 일산 라페스타 앞 행사를 시작으로 8일까지 서울 대전 대구 전주 부산 등 전국 주요 도시의 고객들을 찾아가 일월 매트, 접이식 헬스 싸이클, 하유미 마스크팩 등 히트상품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현장에서 촬영한 영상은 4일부터 GS홈쇼핑을 통해 전국에 방송된다.
생활용품 업체 CJ라이온이 택한 이벤트는 가정 방문. 최근 주방세제 '참그린 석류식초 설거지'를 새로 내놓은 이 업체는 '추석 설거지 도우미 운영'이라는 독특한 행사를 기획했다. 지원자 중 선발된 5가구에 한해 추석 당일인 원하는 시간에 설거지를 도울 전문 도우미를 파견하기로 한 것. 브랜드매니저의 업무가 마비될 정도로 주부들의 문의 전화가 폭주한 가운데 지난달 29일 마감일까지 아줌마닷컴(www.azoomma.com)과 이지데이(www.ezday.co.kr)를 통해 응모한 인원이 1만 2,000여명에 달했다. 도우미는 가정 방문 시 설거지 서비스 제공과 함께 이 업체의 다양한 생활용품도 전달할 예정이다.
아가방앤컴퍼니는 야외 나들이에 나선 가족 고객에 초점을 뒀다. 주말에 유모차를 끌고 나선 가족들이 많이 모이는 유명 관광지와 공원 등에서 애프터서비스를 제공하는 '고객 A/S 드림' 이벤트를 펼치고 있다. 아가방앤컴퍼니 제품뿐 아니라 타사 소비자를 대상으로도 유모차 시트 살균과 소독, 바퀴와 볼트 풀림 등의 전반적인 점검법 등을 안내한다. 지난달 19일 남이섬에서 1차 행사를 가진 데 이어 10일에는 용인 에버랜드 입구에서 행사를 벌일 예정이다.
프로스펙스는 9월초 '워킹'(Walking)을 주제로 한 새로운 브랜드 W를 론칭했다. 이와 함께 '찾아가는 스포츠 워킹 클리닉'을 열었다. 워킹 동호회, 아파트 모임, 지역 중심의 운동 모임 등 스포츠 워킹을 즐기는 15인 이상 단체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전문 트레이너와 진단팀이 찾아가 현장에서 발의 건강과 체지방을 측정해주고 올바른 스포츠 워킹 동작도 가르쳐 준다. 23일까지 홈페이지(www.prospecs.com)를 통해 신청 가능하다.
그밖에 웅진식품의 마케팅 본부 직원들은 아침 대용식 '아침햇살 시리얼' 출시에 발맞춰 지난 8월 오피스 타운을 찾아가 제품을 제공하는 '직장인 아침 챙겨주기' 이벤트를 가졌다. 또 한국 맥도날드, 아웃백 스테이크하우스 등 외식업체들이 최근 배달서비스를 전격 도입해 불황을 극복해 가고 있는 사례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할 수 있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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