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작년과 작년 김현수(21ㆍ두산)의 가을을 색깔로 표현하면 '블루(Blue)'였다. 정규시즌에서는 최우수선수(MVP)급 활약을 했지만 한국시리즈에서는 2년 연속 고개를 떨어뜨렸다. 2007년 타율은 2할3푼8리 그리고 지난해엔 1할도 못 되는 4푼8리(21타수 1안타)가 고작이었다.
지난해 김현수는 타격 3관왕(타격, 최다안타, 출루율)에 올랐지만 한국시리즈에서의 부진 탓에 정규시즌 MVP 투표에서 SK 김광현에게 27대 51로 크게 밀렸다. 김현수는 1년 후배 김광현이 트로피에 입을 맞추는 동안 박수만 보내야 했다.
올해로 가을잔치만 3년째인 김현수가 '풍년조짐'을 느끼고 있다. 김현수는 30일 잠실구장서 벌어진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2차전에서 승부에 쐐기를 박는 큼지막한 대포를 뿜었다. 전날 우중월 솔로홈런에 이어 2경기 연속 대포.
3번 좌익수로 선발 출전한 김현수는 4-0이던 5회말 1사에서 롯데 왼손 선발 장원준의 가운데 높은 직구(시속 144㎞)를 당겨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비거리 125m짜리 솔로홈런. 김현수는 2007년과 지난해 플레이오프에서 홈런을 1개씩 때리긴 했지만 포스트시즌에서 2경기 연속은 처음이다.
김현수는 5-0이던 7회에는 1사 후 우중간을 가르는 3루타를 날린 뒤 6번 손시헌의 우전안타 때 홈을 밟아 팀의 6번째 득점을 올렸다. 이날 4타수 2안타(1홈런) 1타점 1득점을 포함해 1, 2차전 성적은 8타수 4안타(2홈런) 2타점 3득점.
6-0 완승을 거둔 두산은 1승1패로 균형을 맞췄다. 두 팀은 1일 하루 쉰 뒤 2일 오후 6시 롯데의 홈인 부산 사직구장에서 3차전을 갖는다. 3차전에서는 롯데 송승준과 두산 홍상삼의 선발 맞대결이 예상된다.
전날 7안타 2득점에 그쳤던 두산은 이날은 작심한 듯 초반부터 방망이를 날카롭게 돌렸다. 두산은 3회말 선두 임재철의 안타를 비롯해 5안타를 집중하며 4득점, 일찌감치 승부를 결정지었다. 롯데는 5회 0-5가 되자 3차전 대비모드에 들어갔다.
두산 왼손 선발 금민철은 직구 최고구속은 140㎞에 그쳤지만 각도 큰 커브와 체인지업을 앞세워 6이닝 6피안타 1몸에 맞는 볼 3탈삼진 무실점으로 승리를 낚았다. 2005년 데뷔한 금민철은 포스트시즌 9경기 만에 첫 승의 감격을 누렸다.
한편 이날도 2만9,000장(금액 4억9,209만6,000원)의 입장권이 모두 팔려나가 포스트시즌 14경기 연속 매진기록을 이어갔다. 잠실구장의 경우 2005년 한국시리즈 3차전 이후 17경기 연속 매진.
최경호기자 squeeze@hk.co.kr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양준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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