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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 허리는 물론 발까지 저려… 혹시 척추관협착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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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 허리는 물론 발까지 저려… 혹시 척추관협착증?

입력
2009.10.04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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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모(74ㆍ여)씨는 항상 허리가 뻐근하고 엉덩이가 쑤셨다. 나이 들어 그러려니 하고 참아 왔다. 하지만 얼마 전부터 엉덩이 아래쪽에서 허벅지 종아리까지 쑤시는 듯 아프고 발바닥이 시려 걷기조차 힘들게 됐다.

동네 의원에서 주사도 맞고 물리치료도 받았지만 통증은 점점 심해졌다. 척추 전문 병원을 찾아 정밀 검사를 받은 송씨는 요추 4, 5번 신경이 눌린 퇴행성 척추관협착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병원에서 미세 현미경 감압술로 눌린 신경을 풀어 통증에서 벗어났다.

■ 척추 많이 사용하는 부위서 발생

대표적 퇴행성 척추질환인 척추관협착증은 척추 안의 신경 다발이 지나가는 관이 좁아져 신경이 눌리면서 엉덩이와 허벅지 발바닥 발목 종아리 등이 저리는 병이다. 발바닥까지 아플 정도로 증세가 심하면 치료 효과가 떨어져 조기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척추관이 좁아지는 까닭은 많이 사용한 척추 부위가 약해지면서 그 보상 작용으로 척추에서 무딘 잔가지 뼈들을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마치 무릎 관절염이 있는 환자들의 무릎이 커지는 것처럼 척추의 관절이 커지게 되는 것이다.

관절이 커지면 인체 각 기관으로 뻗어 나가기 위해 신경이 나오는 척추 신경 구멍이 막히면서 척추관협착증이 생기게 된다. 척추관협착증은 대개 50대부터 나타나기 시작한다. 처음엔 단순히 허리나 양쪽 엉덩이 부위가 아프지만 신경이 눌려지는 정도가 심해지면서 허벅지 종아리 발목 발바닥까지 저리거나 쑤시게 된다. 다리까지 아프다면 수술을 하는 것이 좋다.

석경수 경희대의료원 정형외과 교수는 "특정한 원인이 있는 디스크와 달리 척추관협착증은 별다른 원인이 없어도 나이가 들면 생긴다"며 "특히 가장 많이 사용하는 척추 부위인 요추(허리 부분)와 경추(목 부분)에서 협착증이 가장 많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 다리까지 아프면 미세 현미경 감압술을

척추관협착증은 젊은 층에게 흔히 나타나는 디스크와 달리 뼈 같은 단단한 조직(골극)이 물리적으로 신경을 눌러 통증을 일으킨다. 따라서 초기이거나 통증이 심하지 않다면 약물이나 물리치료 등 대증 치료를 하면 된다.

하지만 치료 시기를 놓쳐 근력 약화, 마비, 배변 장애가 진행되고 있다면 수술을 해야 한다. 수술은 척추에서 협착증이 생긴 부위, 즉 척추의 잔가지 뼈들이 비정상적으로 증식된 부분을 잘라 주거나 긁어 내는 것이다.

척추 자체가 변형됐거나 척추관 안의 다른 부위까지 손상됐으면 척추뼈 잔가지를 긁어낸 다음 해당 부위 척추뼈와 그 아래나 위의 척추뼈에 나사를 박고 서로를 이어서 고정하는 척추 고정술을 시행해야 한다. 하지만 이 수술은 전신마취를 통해 피부를 10㎝ 이상 절개하므로 수술 시간이 3~4시간 정도 걸리고 회복 기간도 6개월 정도로 길다.

그래서 척추 자체에 문제가 없거나 손상이 심하지 않다면 해당 부분 잔가지 뼈들만 잘라 내는 미세 현미경 감압술을 시행한다. 척추의 등 부위의 피부를 1.5~2㎝ 만 절개하고 현미경을 보면서 신경을 누르는 뼈나 인대를 미세하게 긁어 낸다. 절개 부위가 척추 고정술처럼 크지 않고 부분 마취하므로 수술 시간도 1시간 정도에 불과하다.

신규철 제일정형외과병원장은 "미세 현미경 감압술은 부위 마취를 통해 수술을 하므로 특히 나이가 든 고령자들에게 큰 문제없이 시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더 발전된 일측 접근 미세 감압술(UBF)은 병변의 한쪽으로 접근해 양쪽 신경을 감압하는 방법이기 때문에 정상 조직을 최대한 보호하고 수술 시간도 45분까지 줄일 수 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k.co.kr

일러스트 김경진기자 jin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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