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저는 경기 용인시에 사는 김철수(가명ㆍ43)입니다. 2005년 용인시 죽전동 32평형 아파트를 담보로 1억5,000만원 대출 받아서 내 집을 마련했습니다. 이후 2006년에 투자 목적으로 용인시 마북 지역의 40평형대 아파트를 분양 받았습니다. 2005년 마련한 주택에 대한 대출 부담도 있었지만, 당시 분양만 받으면 수 천만원의 프리미엄이 붙는 상황이라 투자 기회를 놓치기 싫었습니다.
계약금만 준비한다면 이후 중도금과 잔금은 은행 대출로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생각지도 못한 세계적 경제 위기로 아파트 가격이 하락하고, 이자 부담이 너무 과중해 생활이 안될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더구나 다음달에는 마북 지역 아파트에 잔금 납입일이 다가오고 있어서 추가 대출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경기가 점차 좋아지는 것 같아 마북 지역의 아파트를 매도하기에는 아깝고, 두 채의 아파트를 유지하기에는 너무 생활이 어렵고 진퇴양난입니다.
A) 김철수씨는 대기업 부장으로 근무하고 있어 월 소득이 적은 편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본인 가정의 재무상황에 대한 정확한 진단이 없었고, 부동산 투자를 검증된 쉬운 재테크 방식이라고 단정해 버렸습니다. 평범한 중산층에게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고 규모가 큰 거래인데, 너무 쉽게 생각했던 것으로 판단됩니다. 부동산 거래 전에 먼저 자신의 재무상태를 면밀히 검토하고 전문가의 조언을 들었다면 지금과 같은 어려운 상황에 봉착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상담 당시 김철수씨는 본인의 대출 내역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회사 내 과중한 업무와 대출로 인한 스트레스 때문에 현재 상태를 모른척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피한다고 피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고 설득해 본인의 부채 상황을 면밀히 검토하기 시작했습니다. 현재 거주 중인 죽전동 아파트를 담보로 받은 대출, 주거래은행 마이너스 통장, 직장 내 새마을 금고로부터 받은 대출, 분양 받은 아파트 계약금 납입을 위해 부모님으로부터 빌린 돈, 분양 받은 아파트 중도금 대출 등.
김씨의 부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장 우선적으로 할 일은 채무 통합입니다. 매월 가계 적자로 발생한 부채를 기존의 아파트 담보대출에 통합하여 월 부채 상환 비용을 줄이는 과정을 실행했습니다. 우선 아무 생각 없이 사용하고 있는 마이너스 통장의 대출금을 상환하기 위해 주거래 은행에서 죽전동 아파트를 담보로 받은 대출금 1억5,000만원에 추가하여 3,000만원의 대출을 더 받았습니다. 신용대출보다는 담보대출의 대출이자가 저렴하기 때문입니다.
다음 최근 주가 상승으로 원금이 회복된 펀드 2,000만원을 환매하여 직장 새마을금고의 대출금을 상환하도록 했습니다. 목적 없이 막연한 고수익을 기대하며 주식형 펀드에 투자하는 것보다는 대출 상환으로 월 이자비용을 줄여 대출의 스트레스로부터 벗어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펀드로 새마을금고의 대출이자를 상회하는 수익률을 얻으려면 적어도 15% 이상의 수익률을 기대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한편 마북 아파트의 잔금은 임대차 계약을 통해 전세금으로 충당하기로 했습니다.
당장 급한 부채 문제는 채무통합과 펀드 환매, 세입자의 전세금으로 해결할 수 있었으나 앞으로 발생할 재무적 이벤트, 즉 자녀의 대학자금 및 결혼자금, 본인의 노후 준비 등에 대한 대책이 필요했습니다. 이에 따라 매일 가계부 작성과 체크카드 사용의 생활화로 월 소비성 지출을 50만원이나 줄이고, 중복되는 보험을 해약해 정리하여 월 10만원을 절약할 수 있었습니다.
끝으로 김철수씨에게 가급적 아파트 두 채 중 한 채를 처분할 것을 적극 권유했습니다. 당장 현금 흐름은 마이너스에서 소폭 플러스로 전환됐지만 앞으로 원리금 상환 부담과 앞으로 계속 늘어날 자녀의 교육비 등을 생각하면 언제든지 적자로 전환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대한민국에서 살면서 내 집 마련을 원하는 서민들의 경우 누구도 부채로부터 자유로울 수가 없습니다. 사전에 본인의 자산 정도와 미래 현금흐름에 기초해 정확한 월 수지를 파악한 뒤, 부채상환 비용이 본인 소득의 35% 이내에서 유지된다면 내 집 마련에 나서도 됩니다.
박재원 포도재무설계 서울지점 상담위원 reverse@podofp.com
■ DTI 규제 확대… 아파트 담보대출 전략
금융감독 당국은 최근 강남 3구에만 적용되던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기타 서울지역(50%)과 인천ㆍ경기(60%)등 수도권 전역으로 확대했다. 수도권 아파트를 사기 위해 은행권에서 5,000만원 이상을 대출할 경우가 규제 대상이다. DTI 규제 대상이 되는 아파트를 매입할 때 대출가능 금액을 늘리는 방법을 알아본다.
첫째, 주택담보대출 심사 때 은행은 기존 부채를 고려하여 대출 한도를 정한다. 따라서 급하게 필요하지 않은 부채가 있다면 줄이는 게 현명하다. 대표적인 예가 마이너스 통장. 마이너스 통장은 한도만큼 부채로 잡히기 때문에 대출 가능액이 그만큼 줄어든다.
둘째, 대출기간을 늘리는 방법이다. 연간 원리금 상환액이 줄어 대출금액을 늘리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셋째, DTI는 부부 소득을 합해서 계산한다. 따라서 맞벌이 부부는 배우자 소득을 합산해 신청한다면 더 많은 대출을 받을 수 있다.
넷째, 신용도를 높이는 것도 대출 금액을 늘리는 방법 중의 하나다. 신용도가 높다면 대출금리가 낮아질 것이고, 대출금리가 낮아지면 상환해야 하는 이자가 줄어서 부담해야 하는 원리금이 줄어들기 때문에 대출 한도가 늘어난다.
박재원 포도재무설계 서울지점 박재원 상담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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