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민주당 전 대표가 정치 중앙무대로 돌아왔다.
손 전 대표가 10월 28일 실시되는 수원 장안 재선거에서 측근인 이찬열 후보의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사실상 자신의 정치 복귀전을 치르게 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7월 당 대표직을 사임하고 칩거한 뒤 1년 3개월 만이다. "한 사람의 당원으로서 백의종군하겠다"고 지원 유세에 나섰던 4월 재선거 때와 확연히 다른 행보라는 게 지배적인 평가다.
손 전 대표는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견지동 민주당 종로 지역위원회 확대간부회의에 참석, "당에서 수원 장안 재선거의 선대위원장으로서 승리로 이끌어달라는 엄중한 명을 내렸다"며 "이를 받들기에 앞서 종로 지역위 당직자들에게 보고하는 게 도리인 것 같아 참석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수원 장안 출마 여부가 오래 회자됐지만 종로에서 한번도 제게 결심을 재촉하거나 섭섭한 말씀을 하지 않으셨다"며 "정치 1번지 종로에서부터 민주당의 힘을 새롭게 세우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손 전 대표는 이날 수원 장안 공천이 확정된 이찬열 후보에 대해 "지역을 오랫동안 바닥에서부터 닦아왔고 주민과 친화적이며 강직한 사람"이라며 "손학규에게 양보하겠다며 기자회견까지 자청한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또 "현재는 여당 후보가 약간 앞서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지성이면 감천'이란 자세로 승리를 위해 몸을 던질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이미 수원에 거처를 마련한 손 전 대표는 회의를 마친 뒤 바로 수원에 내려가 선거운동에 돌입했다.
정치권에선 손 전 대표가 명분과 실리를 모두 챙겼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손 쉽게 금배지를 달기 보다 지역구 주민과 후배에 대한 신의를 지켰을 뿐만 아니라 내년 지방선거 이후 본격화할 당내 주도권 경쟁에 대비하는 데도 도움이 되는 포석이라는 것이다.
본인이 출마해서 당선될 경우 오히려 잠재적 경쟁 상대인 정세균 대표 체제가 굳건해질 수 있다는 분석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손 전 대표는 이날 기자들에게 "정세균 대표를 흔들고자 할 정도로 옹졸하지 않다"며 "(나의 불출마 결심은) 당이 바닥으로부터 지지를 얻으려면 그때그때 쉽게 이기려는 타성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충정에서 내린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저녁 충북 증평 진천 괴산 음성에는 정범구 전 의원에 대한 공천을 최종 확정했다.
김회경 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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