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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부실 공룡' 떠안은 이지송 주택토지공사 초대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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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부실 공룡' 떠안은 이지송 주택토지공사 초대 사장

입력
2009.09.30 0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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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내야 할 이자가 100억원이 넘는 회사가 있다면 과연 그 회사는 살아남을 수 있을까. 그런 회사를 떠맡은 최고경영자(CEO)의 심정은 어떨까.

다름 아닌 주택공사와 토지공사가 통합해 내달 초 출범하는 한국토지주택공사의 일이다. 이번 양 공사 통합으로 토지주택공사의 부채는 86조원(금융부채 55조원)으로 늘어난다. 올 한해 이자비용만 2조원이 넘는다. 105조원에 달하는 자산을 갖고 있지만 대부분이 임대주택 등 환금이 힘든 공공 자산이다. 공기업이라고는 하지만 생존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정부는 이 '부실 공룡 공기업'의 해결사로 이지송(사진) 전 현대건설 사장을 투입했다. 과연 이지송 승부수가 통할지가 국내 주택건설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경영 개선 및 인적 구조조정 과제

이지송 사장 내정자의 당면한 과제는 경영 정상화와 인적ㆍ조직적 구조조정이다. 특히 양사 통합의 결정적 빌미가 됐던 경영 부실 해소는 통합공사가 반드시 넘어야 할 숙제다. 하지만 부실이 천문학적 규모라 해결 전망은 그리 밝지만은 않다.

국회 국토해양위의 유정복(한나라당) 위원이 국토해양부로부터 받은 '토ㆍ주공 자산실시 및 재무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통합공사의 부채는 올해 말 107조원로 늘어나고 내년에는 128조원, 2011년에는 150조원으로 급증한다. 이중 금융부채는 올해 75조원에서 내년에는 100조원으로 확대된다. 공사가 보통 연리 4% 안팎으로 채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 점을 감안하면 내년 감내해야 할 이자 부담만 4조원에 달한다. 하루 이자가 100억원을 훌쩍 넘는 셈이다.

이 내정자는 부실 해소 방안으로 신속한 자산 매각과 조직 구조조정 카드를 내놓았다. 먼저 재고 토지(13조원), 미분양 주택(3조), 사옥 등 중복자산(1조원) 등을 조기 매각해 유동성을 확보하겠다는 것. 여기에 사장 직속으로 재무구조개선특별위원회 설치해 조직 슬림화와 경영 효율화를 지속적으로 펼쳐 나간다는 복안이다. 하지만 보금자리주택 등 통합공사가 수행해야 할 정부 사업이 산적해 있는데다 부동산 시장도 여전히 불안해 상황은 그리 녹록지 않다.

저승사자에서 '큰형님 경영'으로

'불도저' '저승사자' '호랑이' …. 요즘 통합공사 직원들이 이지송 사장 내정자를 일컫는 별명이다. 그도 그럴 게 이 내정자에겐 공사 출범과 동시에 구조조정의 칼날을 휘둘러야 하는 숙명이 주어져 있기 때문이다. 현재 주공과 토공 양사를 합친 직원은 7,300여명. 이 내정자는 이 중 24%인 1,800명을 내보내야 한다. 행보가 엄하고 단호할 수밖에 없다. 이 내정자는 "무능, 복지부동, 부패는 절대로 용서하지 않겠다"며 인사와 조직 운영에 투명성과 공정성을 강조하고 있다.

직원들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7월 26일 이 내정자가 임시사무실로 출근한 이후 양 공사 직원들의 근무 양태가 바뀌었다. 민간기업에서 배인 새벽 출근, 밤 퇴근 일상을 좇아 가느라 홍보실 직원은 새벽 5시반 출근, 밤 10시 퇴근이 일상화 됐다.

겉으로는 엄하지만 이 내정자는 안으로 직원들을 보듬어 안고 있다. 이 내정자는 지난 한달 간 3,000명이 넘는 양 공사의 직원을 1대 1로 만나 자신의 경영 철학을 전파하고, 그들이 진솔한 이야기를 귀에 담았다. 직원과의 대화에선 "일 잘하는 사람이 집에 가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다. 사장실 문은 언제나 열려 있으니 언제든 찾아와 허심탄회하게 힘든 점을 말해라"고 했다.

이 내정자는 "구조조정은 피할 수 없는 운명이지만 직원들이 나를 '큰 형님'으로 믿고 따를 수 있도록 마음의 문을 활짝 열어놓겠다"며 "이를 통해 조기에 경영 정상화를 반드시 이루겠다"고 강조했다.

송영웅 기자 hero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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