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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근현대사와…' 낸 류대영 교수 "종교의 참의미는 정치·사회와 만날때 드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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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근현대사와…' 낸 류대영 교수 "종교의 참의미는 정치·사회와 만날때 드러나"

입력
2009.09.28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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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화기부터 현재에 이르는 한국 개신교의 궤적을 정치·이념적 차원에서 조명한 <한국 근현대사와 기독교> (푸른역사 발행)가 출간됐다. 한국 개신교가 지닌 보수성의 연원과 그것이 현대사에서 어떻게 작동해 왔는지를 분석한 책이다.

저자인 류대영 한동대 교양학부 교수는 성서신학과 미국 종교사를 전공한 학자다. 그는 인터뷰에서 "종교에 '안'과 '밖'이 따로 존재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2009년 한국'이라는 시공간은 개신교의 종교외적 차원을 주목하게 만드는 것 같다"고 말했다.

- 한국 근현대를 이해하는 틀로서 기독교(개신교)의 의미는.

"개항과 왕조의 멸망 과정, 식민통치기 민족주의 운동, 한국전쟁, 군사독재 등에서 기독교가 등장하지 않는 대목이 없다. 문명개화운동의 축이 되기도 했고, 신천 학살사건(1950)처럼 비극의 원인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한국사 전공자들의 기독교에 대한 선입관, 혹은 기독교계의 호교적인 역사 해석이 역사를 기술하는 틀로서 기독교를 이해하는 데 걸림돌이 됐다."

- 냉전 시기 한국의 개신교가 반공 이데올로기에 의해 압도됐다고 서술했다.

"미국의 경우도 신학적 스펙트럼에 의해 이데올로기적 지향이 다양했다. 근본주의적 교회는 베트남전을 지지했지만, 개방적인 주류 교회는 전쟁에 반대했다. 그러나 한국 교회는 진보, 보수 상관없이 베트남전을 적극 지지하고 지원했다.

이는 무신론·무산계급에 바탕한 정치세력과 갈등을 겪다가 월남한 서북지역 기독교 사회가 한국전쟁 이후 기독교의 주류를 형성한 데서 뿌리를 찾을 수 있다. 기독교 반공주의는 신앙이 이데올로기를 합리화하는 데서 나아가 '반공주의의 신앙화'로 전개됐다."

- 내세적·탈정치적 성격이 강한 기독교가 2000년대 들어 가장 세속적·정치적 종교로 비쳐지고 있다.

"내세적·개인적 구원을 가르쳐서 성공한 교회들이 예외 없이 상업주의와 대중문화에 편승해 규모를 확장했다. 이런 교회일수록 예수 가르침의 본질인 자기희생이나 약자에 대한 배려 대신, 자본주의적 가치관에 기초한 '성공의 법칙', '긍정의 힘' 등을 강조한다.

참여를 통해 사회를 지배하는 가치에 대항하는 사람보다, 영혼의 구원을 추구하며 지배적 가치와 갈등을 빚지 않으려는 사람들이 오히려 세속적으로 비쳐지는 것이다. 종교의 진면목은 신화나 의례를 분석하기보다, 종교가 정치·사회와 만나는 지점을 관찰하면 더 잘 보인다."

- 개신교가 뉴라이트운동 등 정치적 우파 세력을 주도하고 있는 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선교사가 주도하던 초기 교회부터 진보적 교회는 늘 소수였다. 다만 1970~80년대, 진보적 기독교인들이 민주화에 앞장서면서 실제 크기 이상으로 부각돼 보였다. 이 기간 동안 보수적 교회는 개발독재가 초래한 문제 속에 방황하던 민중에게 종교적 위안을 제공하면서 성장해 왔다.

그런데 김대중-노무현 정부를 거치며, 교회 성장에 집중하던 보수적 교회 지도자들이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문제는 교인들이 이들의 행동을 정치가 아니라 신앙으로 해석한다는 것이다. 신우파의 정치적 행보에 교회가 대중동원 역할을 담당하게 된 것은 그런 까닭이다."

유상호 기자 sh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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