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국민들은 다시 탈레반을 택했다. 우리는 이 전쟁에서 결코 물러서지 않을 것이다."
8년을 끌어 온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대해 탈레반 세력들이 입을 열었다. 탈레반 세력과 다국적군의 충돌이 일상화됐고 어느 한 쪽이 물러나지 않으면 끝나지 않을 전쟁에서 탈레반은 "오랜 시간이 걸리더라도 우리는 승리할 때까지 싸울 것"이라고 다짐했다.
미국 시사주간 뉴스위크는 최신호에서 탈레반에 가담중인 인물 6명과의 인터뷰를 통해 그들이 보는 아프간 전쟁 8년을 조명했다.
이들은 아프간 탈레반 정부의 붕괴부터 생존, 그리고 다시 이 지역에서 패권을 장악하고 있는 과정을 자세히 회고하며 "절대로 멈출 수 없는 전쟁"이라고 말했다.
2001년 9ㆍ11테러는 탈레반에게도 재앙이었다. 미국의 보복공격으로 가족들은 뿔뿔이 흩어졌고 정부 또한 다국적군의 공격에 속수무책이었다.
당시 탈레반 정부의 장교였던 마울비 아쿤자다는 "폭탄 세례는 사람들을 마치 곡식 베듯 쓰러뜨렸다"며 "최후 심판의 날처럼 느껴졌다"고 회상했다.
이후 그들의 삶은 비참했다. 친인척의 고발로 잡혀가기 일쑤였고, 존경 받던 무슬림 학자들은 한 순간에 '가혹한 탈레반 정부의 앞잡이'로 전락했다.
이들을 받아주는 곳은 반미ㆍ반제국주의 정서로 뭉친 군사 훈련 단체들 뿐 이었다. 물라 모하마드는 "탈레반의 종말은 내가 지하드(성전) 일원이 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탈레반 세력의 부흥에는 다국적군이 세운 과도 정부 관료와 경찰들에 대한 국민들의 반감이 큰 역할을 했다. 하미드 카르자이 정부의 부패와 무능, 억압으로 인해 사람들은 다시 탈레반을 선택했으며, 무기와 군비 조달은 물론 탈레반 세력에 자진 가입해 대미 항쟁에 뛰어들었다.
탈레반 무장 대원인 하카니는 " 2006년부터 혼자서 지금까지 수백명의 가입자를 모집했다"며 "인기 없는 카르자이 정부가 엄청나게 도와준 셈"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아프간 국민들은 탈레반이 미래라고 생각한다"며 "다국적군이 물러나지 않으면 이 전쟁은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자신을 칸이라고 밝힌 남성은 "아프간 국민 누구도 탈레반이 되는 것에 두려움이 없다"며 "이는 이 전쟁에서 우리가 결코 지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준다"고 말했다.
이대혁 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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