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5회째를 맞은 대구국제육상경기대회. 그 동안 이 대회는 2011년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의 밑거름 역할을 했다. 이벤트 성격이 강한 만큼 기록은 대체로 저조하지만 세계적 스타들을 만날 수 있는 더 없이 좋은 기회다.
그럼에도 주최측은 늘 관중 때문에 고민한다. 대회가 열리는 대구 스타디움은 만석일 경우 6만5,000명까지 들어올 수 있지만 지난해까지 4년 동안 관중석의 절반 가까이는 빈자리였다. 공짜표를 뿌리고 학생들을 동원했지만 역부족이었다.
25일 열린 제5회 대회도 '참패'였다. 애당초 만석까지는 기대하지도 않았지만 스탠드는 3분의 2 가까이 비었다. 주최측의 집계에 따르더라도 관중은 2만5,000명에 불과했다. 한 관계자는 "이런 식이라면 내후년 세계대회도 승산이 없다"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이번 대회 총 예산은 20억원이 넘는다.
대회를 관장하는 2011년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조직위원회는 올해 처음으로 야간경기와 함께 유료 입장권을 팔았다. 조직위원회는 유료좌석(5,000원)을 1만5,000석으로 잡았다가 8,300석으로 줄였다.
한 달 전 베를린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참패를 면치 못했던 한국육상은 이번에도 고개를 떨어뜨렸다. 간판이라고 치켜세웠던 선수들조차 다시 한 번 세계 수준과의 현격한 차이만 확인했을 뿐이었다. 일부는 컨디션 조절 실패 탓에 뛰어보지도 못하고 '돌'을 던졌다.
한국 스포츠는 세계 수준이다. 올림픽 톱 10,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준우승 등은 더 이상 놀랄 일이 아니다. 더불어 팬들의 눈높이도 세계 수준이다. 한국육상은 또 한 번 흥행과 실력에서 참패했다. 그토록 바라던 세계대회가 2년도 안 남았다. 여러모로 걱정되는 한국육상이다.
대구=최경호 기자 squeez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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