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유럽시장에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 연타석 홈런을 준비 중이다. 최근 유럽시장에서 소형차인 i시리즈 판매 성공에 힘입은 현대차는 곧바로 이번 가을부터 신차 투싼ix 등 SUV에 대한 대대적인 마케팅에 돌입할 방침이다.
24일(현지시간) 현대차의 체코 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앨런 러쉬포스(Allen Rushforthㆍ사진) 현대차 유럽판매법인(HME) 부사장은 "유럽 경기가 침체에서 벗어날 조짐이기 때문에 기존 i시리즈 뿐 아니라 SUV에 대한 마케팅을 준비 중"이라며 "주력 차종은 신차 투싼ix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마디로 달리는 말에 채찍질을 하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차는 올 8월까지 유럽시장에서 22만6,000여대를 판매, 지난해 동기 대비 19.8%나 판매량이 늘었다. 이중 i시리즈의 비중이 70%다. 유럽에서 판매되는 19개 브랜드 가운데 판매량이 신장된 곳은 현대차와 피아트(1.1%) 뿐이다. 유럽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내놓은 소형 해치백 스타일 i10, i20, i30이 연비가 좋은 자동차로 교체할 때 구입비용을 지원해주는 각국의 폐차 인센티브 혜택을 직접적으로 본 것이다.
그러나 올 연말로 독일 등 일부 유럽 국가에서 폐차 인센티브가 종료된다. 이에 따라 현대차도 소형차에 대한 수요감소를 예상, SUV로 정면 승부를 걸겠다는 계획이다. 러쉬포스 부사장은 "i시리즈가 판매 신장에 공을 세웠다면 투싼ix는 유럽에서 판매와 브랜드 이미지 향상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모두 달성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현대차는 이미 2010년 남아공 월드컵을 활용, 유럽 현지 방송과 신문을 통한 대대적인 홍보를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투싼ix는 2만5,000유로(약4,350만원)의 가격으로 유럽시장에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i10이 1만 유로(약 1,740만원), i20이 1만5,000유로(약2,610만원), i30이 2만유로(3,480만원) 선에서 팔리고 있는 감안하면 상당히 고가인 셈이다.
러쉬포스 부사장은 영국 태생으로 2007년 현대차에 스카우트돼 유럽 마케팅을 총괄 책임지고 있다. 폴크스바겐, 아우디, BMW 등에서 마케팅을 맡아왔으며 1996년~99년까지 서울(BMW코리아)에서 근무한 경험도 있다. 그는 최근 국제시장에서 현대차의 판매 신장과 관련 "품질 향상과 더불어 공격적으로 마케팅을 펼친 결과"라고 진단하고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30년 동안 일해왔지만 현대차와 같은 성장은 극히 이례적인 사례"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노소비체(체코)=송태희 기자 bigsmil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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