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을 하고 있지만 빈곤상태에 처해있는 '워킹 푸어(working-poorㆍ근로빈곤층)'가 200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올 상반기 6개월 사이에 무려 14만 여명이나 워킹 푸어로 전락한 것이다.
한국일보와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28일 연구원 대회의실에서 공동개최하는 '워킹 푸어의 현황과 정책과제' 토론회에서 이러한 내용의 연구결과가 발표되고, 향후 근로빈곤층 급증에 대한 대책 등이 논의된다.
김태완 연구위원의 '근로빈곤층 실태진단' 논문에 따르면 우리나라 18~64세 경제활동인구 가운데 워킹 푸어는 2008년 194만7,000명에서 올 상반기 208만6,000명으로 급증했다.
일을 하고 있거나 취업을 하려고 애쓰는 청장년 10명 가운데 1명(9.6%)은 소득이 빈곤선 아래에 있다는 것. 김 위원은 "이번 경제위기는 직업을 갖고 있지만 소득이 낮은 취약계층에 큰 타격을 주었다"고 분석했다.
특히 이들 워킹 푸어 가운데 62%는 주 36시간 이상을 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워킹 푸어의 대부분은 열심히 일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궁핍한 생활을 하고 있는 것이다. 워킹 푸어의 소비지출액은 비빈곤층의 절반(54%)에 불과했다.
또 워킹 푸어의 학력 분포를 보면 고교 졸업자가 47%, 전문대 이상 졸업자가 17.4%로 집계돼 자영업자나 비정규직을 전전하고 있는 청년층의 상당수가 워킹 푸어의 늪에 빠져들고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그러나 이들 계층에 대한 사회보험이나 사회보장은 여전히 취약해 이들에게 실직이나 근로능력 상실 등의 위기가 닥치면 곧바로 절대빈곤층에 편입될 수밖에 없다. 이들 가운데 국민연금과 건강보험 보험료를 한 푼도 납부하고 있지 못한 사람들이 각각 75%와 36%에 달했다.
유병률 기자 bry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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