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여 년 전 미국의 13세 소녀와 불법적인 성관계를 가진 혐의를 받아온 영화 감독 로만 폴란스키(사진ㆍ76)가 26일 스위스 경찰에 체포됐다.
폴란스키 감독은 취리히영화제에서 공로상을 받기 위해 이날 스위스로 입국하던 중 취리히공항에서 체포됐다고 AP통신은 27일 보도했다.
취리히영화제 조직위원회는 폴란스키 감독의 체포직후 이를 공식적으로 확인했으며 예정됐던 공로상 시상식은 무기한 연기됐다고 밝혔다.
프랑스 파리의 폴란드 이민 가정에서 태어난 폴란스키는 '차이나타운', '테스', '피아니스트' 등의 영화로 세계적인 명성을 쌓아왔으며 영화감독 외에 배우, 작가로도 활동해왔다.
영화인으로 전성기에 접어든 1977년 폴란스키 감독은 미성년 소녀와 성관계를 가진 혐의로 미 로스앤젤레스 경찰에 체포되었다가, 불구속 상태에서 프랑스로 도피했다.
미 당국은 1978년 폴란스키 감독의 구속영장을 발부했지만, 그는 이후 단 한번도 미국 땅을 밟지 않았고 폴란드와 프랑스가 범죄인 인도에 소극적인 점을 이용해 두 국가를 무대로 작품활동을 이어왔다.
프레데릭 미테랑 프랑스 문화부장관은 "프랑스 시민이며 국제적으로 명성을 얻은 폴란스키 감독의 체포소식에 모두가 놀랐다"며 "사르코지 대통령과 사태의 빠른 해결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한편 AFP통신은 27일 스위스 법무부 대변인이"폴란스키 감독은 미국 수사당국이 발부한 영장에 따라 체포된 것이며 미국으로의 송환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혀왔다고 보도했다.
양홍주 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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