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7일 발표한 통신 요금 인하 조치에 따라 이용자마다 얼마나 내리는 지 확인하려면 내용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일괄 적용이 아니라 통신업체와 이용자에 따라 인하 내용이 다르기 때문이다. 신용섭 방송통신위원회 통신정책국장은 "일괄 인하보다 모두가 혜택을 볼 수 있도록 세대, 계층별로 선택과 집중을 했다"며 "통신업체들이 2010년에 총 1조5,000억원의 통신비를 내리면 1인당 평균 2,665원, 가구당 평균 7,730원의 통신비 절감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초당 과금제 도입
이동통신 통화료가 내년 3월부터 1초 단위로 부과된다. 지금까지는 10초 단위로 끊어서 18원을 부과했다. 따라서 11초를 쓰든, 19초를 쓰든 통화 시간이 10초를 넘어가면 무조건 36원이 부과됐다.
그러나 초당 1.8원을 부과하는 초당 과금제가 도입되면 11초를 통화한 사람은 19.8원만 내면 된다. 그만큼 초당 과금제는 사용한 시간 만큼만 요금을 내기 때문에 합리적이다. 초당 과금제는 SK텔레콤만 도입한다. KT는 초당 과금제 대신 가격 경쟁력 있는 상품을 개발하기로 했고, LG텔레콤은 나중에 필요하면 도입하겠다는 입장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초당 과금제로 2,400만 SK텔레콤 가입자들이 총 2,010억원의 요금 인하 효과가 있다"며 "1인당 월 평균 1,000원 가량 내리는 셈"이라고 말했다.
가입비 인하
이동통신 가입비는 11월부터 SK텔레콤이 5만5,000원에서 4만원으로 27%, KT는 3만원에서 2만4,000원으로 20% 내린다. 대신 KT는 해지한 가입자가 다시 가입할 경우 가입비를 받지 않던 제도를 폐지해, 재가입시 가입비를 받기로 했다. LG텔레콤은 현행 3만원을 그대로 유지한다.
장기 가입자 요금 인하
2년 이상 이동통신 장기 가입자들의 요금 할인폭이 11월부터 커진다. 휴대폰을 자주 바꾸지 않는 중장년층에게 도움이 된다. SK텔레콤은 2년 이상 장기 가입자 가운데 월 평균 이용료가 2만9,000원 이상이면 1년 이상 약정을 체결할 때 월 3,000~2만250원의 요금을 할인해 준다.
KT도 마찬가지. 2년 이상 이동통신 장기가입자가 1년 이상 약정시 월 3만~4만원을 사용하면 최대 1만원, 4만원 초과 금액에 대해서는 10% 할인해 준다. LG텔레콤은 그동안 가입 기간에 상관없이 18개월 이상 약정 요금에 가입하면 월 통화요금에 따라 매달 5,000~2만5,000원의 요금을 할인해 준다.
휴대폰 보조금 대체 요금제 도입
11월 중에 휴대폰 보조금 대신 요금을 깎아주는 요금제도 도입된다. KT는 이동통신 신규 가입이나 기기 변경시'무보조금 가입'을 선택하면 3년 약정시 매달 최대 1만원을 할인해 준다. LG텔레콤도 보조금 대신 요금 할인을 선택하면 18~24개월 약정시 매달 통화료를 최대 25% 깎아준다. SK텔레콤은 보조금 대체 요금제의 효과가 크지 않다고 보고 도입하지 않기로 했다.
시내ㆍ시외 전화 통합
시내와 시외 전화 구분이 사라진다. 그동안 지역별로 나눠 장거리 지역에 전화하면 3분당 261원의 비싼 요금이 적용됐으나 다음달에 나오는 KT의 '전국 단일요금제'에 가입하면 전국 어디서나 시내 전화 요금(3분당 39원)으로 통화할 수 있다.
발신자 번호 표시 무료화
SK텔레콤에 이어 KT와 LG텔레콤도 내년부터 발신자 번호 표시(CID) 요금을 받지 않기로 했다. 현재 KT와LG텔레콤은 2세대 이동통신 가입자에 대해 월 1,000~2,000원의 CID 요금을 받고 있으나 KT는 올해 말까지, LG텔레콤은 내년 중에 2세대 CID 요금을 무료화하기로 했다.
무선데이터 요금 인하
휴대폰을 이용한 무선 인터넷 활성화를 위해 네티즌들이 주로 사용하는 데이터 요금을 11월부터내린다. SK텔레콤은 월 정액제 요금을 월 1만~1만9,000원으로 19% 내렸다. KT는 애플의'아이폰' 등 스마트폰 이용자를 위해 종량 요금을 현재 2.01에서 0.25원으로 88% 내린다. LG텔레콤도 스마트폰 정액 요금을 현재 2만원에서 1만원으로 50% 인하한다.
선불 요금 인하
미리 일정액을 내고 해당 금액만큼 통화하는 선불 요금제 상품도 다음달에 인하된다. 노인이나 저소득층 등 통화량이 적은 사람들이 주로 이용하는 선불 요금제는 가입비와 기본료가 없는 10초당 통화료가 비싸다. 이를 SK텔레콤은 기존 62원에서 48원으로 23%, KT는 58원에서 49원으로 15.5%, LG텔레콤은 65원에서 49원으로 29% 내린다.
청소년 요금제
통신료 부담이 큰 청소년들을 위해 다음달부터 전용 요금제를 단순화하거나 통화료를 인하한다. SK텔레콤은 월정액과 상한액으로 복잡하게 구성된 청소년 요금제'팅'을 월 정액료만 내도록 바꾸고, KT는 청소년 요금제의 통화료를 10초당 15원에서 10원으로 낮추고, 초등학생의 경우 기본료를 10% 내리기로 했다.
이밖에 방통위는 재판매제도(MVNO) 활성화, 이동통신 요금제를 선진국처럼 줄이는 방향으로 요금 인하를 지속 추진하기로 했다.
최연진 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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