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방문 중인 이명박 대통령과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일본 신임 총리는 23일(현지 시간) 뉴욕에서 상견례를 겸한 첫 한·일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관계 발전과 북핵 공조 방안을 협의했다.
이 대통령은 회담에서 "양국이 서로 신뢰하고 가장 가까운 관계를 새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자"면서 "하토야마 총리는 충분히 그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며, 나도 그럴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하토야마 총리는 "민주당 새 정부는 역사를 직시할 용기를 갖고 있다"며 "건설적이고 미래지향적인 (한일)관계를 만들어가고 싶다"고 화답했다.
하토야마 총리는 "한·일 양국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인 만큼 양국간 문제뿐 아니라 세계와 아시아 문제 등에서도 서로 협력하자"고 말했다.
하토야마 총리가 한일간 과거사 문제에 대해 전향적 입장을 밝힘에 따라 양국 정부는 아키히토(明仁) 일왕의 방한을 비롯한 과거사 청산 문제에 대해 구체적 논의에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하토야마 총리가 다음 정상회담에서 지난 역사를 사죄한 '무라야마 전 총리의 담화(1995년)'를 뛰어넘는 수준의 입장 표명을 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두 정상은 북핵 문제에서 긴밀히 공조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이 대통령은 "북한을 6자회담에 복귀시키고 핵을 포기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면 북미 양자대화에 반대하지 않는다"며 "북한은 지금 근본적으로 핵을 포기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24일 미국 뉴욕 방문을 마치고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피츠버그로 이동했다.
한편 한국과 중국, 일본의 3국 정상회담이 내달 10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다고 이날 외신들이 보도했다.
뉴욕=염영남 기자 liber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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