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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토야마는 위안부 문제 노력할 사람" 이용수 할머니, 1998년 만남 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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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토야마는 위안부 문제 노력할 사람" 이용수 할머니, 1998년 만남 인연…

입력
2009.09.24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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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토야마 총리, 저와 악수하면서 했던 말 기억하죠? 위안부 문제 반드시 해결해주세요."

일제강점기 일본군 위안부 강제동원 피해자인 이용수(81) 할머니는 23일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한일회담 문서 전면공개 촉구 기자회견'에서 11년 전 기억을 떠올리며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일본 총리에게 본인의 간절한 마음을 전했다.

할머니와 하토야마 총리의 인연은 199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할머니는 그 해 여름 일본을 방문해 한 시민단체에서 일하던 일본인 교수의 소개로 당시 민주당 간사장이던 하토야마 총리를 만났다.

그 무렵 일본에서는 위안부 피해자들에 대한 배상을 위해 '여성을 위한 아시아평화국민기금'이 만들어졌는데, 할머니는 하토야마 총리에게 "정부의 사죄도 없이 민간에서 모은 돈으로 배상금을 지급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정부는 책임을 회피하지 말고 공식사과를 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하토야마 총리는 할머니의 말을 귀 기울여 들은 뒤 "그 문제에 대해서는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고, 우리도 열심히 노력할 것"이라고 답했다고 할머니는 떠올렸다. 할머니는 "짧은 만남이었지만 편안한 분위기에서 서로 진심 어린 대화를 나눴고, 내가 그에게 믿음을 갖는 것도 이 때 기억 때문"이라고 말했다.

할머니는 하토야마 총리가 취임한 지난 16일 "하토야마 총리 내각의 출범을 진심으로 축하한다"며 "위안부 문제의 빠른 해결을 바란다"고 쓴 편지도 보냈다. 할머니는 "내가 만난 하토야마 총리는 정말 진실성이 느껴지는 사람이었고, 그 사람이라면 위안부 문제에 변화를 가져올 거라 믿기 때문에 의례적으로 축하한 것이 아니다"라고 편지를 쓴 배경을 설명했다.

할머니는 그러나 "답장을 해달라는 내용을 남기지 않았다"고 했다. 할머니는 "바쁘기도 할뿐더러 한 나라의 지도자로서 그리 가볍게 답변할 문제는 아닐 것"이라며 "하지만 하토야마 총리는 분명히 편지를 읽었을 것이고 우리의 절실한 마음이 꼭 전해졌으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할머니는 10월21일 일본 도쿄지방재판소에서 열리는 '한일협정 문서공개 소송'을 내심 기대하고 있다. 자신이 소송의 원고이지만 경비문제 때문에 참석 여부가 정해지지 않아 하토야마 총리와 만남은 불투명하다.

할머니는 2000년 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 모의법정 참석차 일본을 방문했을 때 공명당 히가시 준지 의원의 국회사무실에서 하토야마 총리와 전화 통화에 성공, 서로 안부를 전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하토야마 총리가 외부에 있어 아쉽게도 만나지는 못했다.

박민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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