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차 돈 수수' 이광재 의원 집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 홍승면)는 23일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 등으로부터 수억원대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이광재 민주당 의원에게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1억4,000여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 의원이 박 전 회장과 정대근 전 농협회장에게 받은 10만달러와 2만달러에 대해 "박 전 회장과 정 전 회장은 당시 상황을 일관되고 상세하게 진술하는 반면 이 의원은 진술을 번복하고 있고, 박 전 회장의 비서가 작성한 다이어리를 볼 때 돈 받은 사실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재판부는 쟁점이 됐던 2004년 뉴욕의 유명 한식당에서 돈을 받은 혐의에 대해선 "돈을 전달했다는 증인은 이 의원이 손가락 마디가 없어 악수를 할 때 다른 느낌이 들어 기억이 난다고 진술하지만 재판부가 실제 악수를 해본 결과 악수로는 손가락 마디가 없는 걸 인식할 수 없고, 당시 워싱턴 방문 일정을 볼 때 물리적으로 뉴욕까지 갈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 밖에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의 사돈이 보낸 1,000만원과 박 전 회장이 이 의원의 보좌관을 통해 전달했다는 2,000만원 수수 혐의에 대해서도 증거 부족을 이유로 무죄로 판단했다.

이 의원은 선고 직후 "돈을 받지 않기 위해 인간적으로 집요한 노력을 했다. 박 전 회장과 관련해 결백하다"며 항소할 뜻을 내비쳤다.

권지윤 기자 legend8169@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