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들의 전쟁이다."
내달 초 시작되는 국정감사를 앞두고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주변에서는 이런 얘기가 나온다. 외통위에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 정세균 민주당 대표,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 문국현 창조한국당 대표 등 4당 대표를 비롯한 거물급 의원들이 대거 포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감 기간 이들이 한 자리에 모일 경우 '헤비급 대전'이 벌어지게 된다는 뜻이다.
특히 아주 감사반의 멤버는 화려하다. '2009년도 국정감사계획서'에 따르면 아시아 지역 국감반에 정몽준 대표, 정세균 대표,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의원, 민주당 대선후보였던 무소속 정동영 의원 등이 포함돼 있다.
외통위는 내달 7일부터 20일까지 전체 위원 29명을 아시아주, 미주, 유럽, 중동ㆍ아프리카 등 4곳으로 나눠 파견해 해외공관을 대상으로 국감을 실시한다. 여야 간사협의에 따라 각 지역별로 6~8명씩 위원을 배정했다.
4개 권역의 위원수는 거의 같지만 아주반의 중량감은 다른 감사반들과 비교가 안된다. 아시아 지역에 거물급이 몰린 이유는 간단하다. 대부분이 핵심 당직을 맡고 있어 멀리 떨어진 해외로 국감을 떠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아주반의 경우 중국, 일본, 인도 등의 대사관에서 국감을 실시한다.
따라서 아주반 위원들은 국감 도중 국내에서 현안이 발생하면 곧바로 귀국할 수 있다. 반면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는 아프리카·중동 감사반, 문국현 창조한국당 대표는 유럽 감사반에 소속돼 있다.
하지만 당무에 바쁜 거물급 위원들의 국감 출석률이 높을지, 출석하더라도 제대로 감사를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한 의원은 "일부 중진들은 출석하더라도 깊이 있게 따지기 보다는 덕담 수준의 감사를 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고성호 기자 sung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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