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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바흐 페스티벌 성사시킨 한양대 권송택·정경영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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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바흐 페스티벌 성사시킨 한양대 권송택·정경영 교수

입력
2009.09.23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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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음악적 쏠림 현상을 극복하는 게 최대의 목표죠." 피아노, 바이올린 같은 몇몇 악기만을 끌어안고 살게 하는 음악 시스템에 대한 반성의 자리를 주자는 것이다. 제3회 '국제 바흐 페스티벌'을 성사시킨 한양대 음대 권송택, 정경영 교수는 이제 한숨 돌린다.

10월 16~31일 서울의 공기는 섬세하고도 정갈한 원전 바로크 음악으로 더욱 청명해질 것 같다. 2005년 이래 격년제로 열리는 이 페스티벌은 아시아 유일의 바흐 음악 축제로, 상업주의에 물들지 않은 순수한 바로크 음악의 세계를 선사해 왔다.

바로크 음악의 두 거봉인 '바흐와 헨델'을 주제로 하는 올해는 세계적인 바로크 음악의 스타들이 음악회와 학술대회를 동시에 개최, 진정한 축제의 의미를 새기게 한다.

특히 31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는 평생을 바흐 음악과 독일 합창의 전통에 바쳐온 팔순의 지휘자 헬무트 릴링이 자신이 창단한 합창단 게힝어 칸토리아, 악단 바흐 콜레기움 슈투트가르트를 이끌고 바흐와 헨델의 합창곡을 선사, 가을의 방점을 찍는다.

"바흐와 최대 라이벌인 헨델을 조명하자는 거예요. 둘 다 똑같이 1685년 독일 출생인데다, 올해는 헨델 서거 250주기이기도 하죠."

이 행사는 바로크 시대의 원전 악기라는 비능률적 하드웨어가 우리의 문화 풍토에서 안착할 수 있는가를 시험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바로크 시대의 악기는 모양이 투박할 뿐 아니라 성량도 미약하다.

그래서 연주회에서는 인공적인 음향 장치를 배제하고, 관객은 음악가들의 연주를 방해하지 않기 위해 연주자들이 숨쉴 때 함께 숨쉬는 것이 관례다.

권 교수는 "16일 공연하는 독일의 레트로스펙트 앙상블은 음향이 섬세하고 적어 공연장으로 예술의전당은 포기, 370석의 금호아트홀로 정했어요. 그 티켓을 다 팔아도 연주자들의 성가에 맞는 대우를 할 수 있을지 불안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번 페스티벌의 백미는 육순을 넘긴 바로크 음악 주자들의 연주를 들을 수 있다는 점이다. 평생을 바로크 음악에 바쳐 온 쳄발로의 봅 판 아스페렌, 류트의 홉킨슨 스미스 등은 고전ㆍ낭만 시대의 레퍼토리만 선호하는 대중이 미처 발견하지 못한 거장들이다.

함께 오는 음악학의 석학들은 바로크 음악에 대한 심포지엄으로 화답한다. 24일 한양대 백남음악관에서 열리는 제3회 바흐국제학술심포지움은 크리스토프 볼프(하버드대 석좌교수), 피터 볼니(라히프치히 바흐 아카이브 선임연구원) 등 세계적인 바흐 전문가들이 바흐의 인간적 면모와 창작의 실제 등에 대한 최신 연구를 영상과 함께 소개하는 자리다.

권 교수는 "한국에 유독 심한 음악 소비의 쏠림 현상을 분산시키는 것이 우리의 가장 큰 목표"라며 "작곡가의 전기, 음악사회사, 당대의 연주기법 등을 소개하는 저작 등의 출판에도 더 애쓸 것"이라고 말했다.

장병욱 기자 aje@hk.co.kr

사진=고영권기자 young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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