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열린 '서울메트로 내 고장 사랑운동' 협약식은 올해 불붙기 시작한 서울메트로 임직원들의 뜨거운 자원봉사 열기와 맞물려 시종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김상돈 사장은 협약식 서명에 앞서 "서울메트로는 과거 '지하철 파업'과 '강성 노조'라는 부정적 이미지가 강했지만 최근 1년 사이 천지가 개벽할 정도로 변했다"고 자랑했다.
김 사장이 꼽은 대표적인 변화는 소모적인 파업 대신 노사가 합심해 연중 봉사활동을 펼치는 것이다. 서울메트로 측이 체계적이고 다각적인 자원봉사 현황을 설명하느라 이날 정해진 협약식 시간이 부족할 정도였다.
서울메트로 측은 "직원 1인당 봉사시간이 12시간에 달해 대기업 직원보다 많고 사회복지시설 140여 곳에 벌써 8억원 이상을 지원했다"는 사실을 특히 강조했다.
참석자들은 지난해 808회였던 자원봉사 활동이 올해는 벌써 2만8,000회에 달했고, 전 직원의 94%가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있다는 부분에 특히 강한 인상을 받은 모습이었다. 원효성 국민은행 부행장은 "서울메트로 임직원들이 시민의 발로서만 봉사하는 줄 알았는데 이처럼 다양한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줄 처음 알았다"고 말했다.
이종승 한국일보 사장도 "임직원들의 봉사활동은 결국 내 고장 사랑운동과 맥을 같이 하고 있다"며 "서울메트로 같은 큰 기업이 참여하면 나눔문화 확산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사장은 이에 대해 "주말이나 비번에도 자원봉사 활동을 하겠다는 지원자가 넘쳐 집에서 쉬라고 말해야 할 정도"라며 "직원들이 포상금을 타도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부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강철원기자 strong@hk.co.kr
■ 김상돈 서울메트로 사장
"강성노조와 파업 이미지로 각인된 서울메트로는 이제 잊어 주세요."
김상돈 서울메트로 사장의 첫 일성은 노조 이야기였다. 회사를 제대로 알리려면 강성노조와 파업에 부정적 인식을 해소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는 판단 때문이다. 김 사장은 "1987년 노조 결성 후 민주노총 핵심간부도 많이 배출할 정도로 전통적으로 노조활동이 강했던 곳"이라고 서울메트로의 과거를 언급했다.
김 사장도 2007년 취임직후에 사장실을 점거 당하고 출근이 저지되는가 하면 각종 고소고발에 시달렸다. 김 사장은 그러나 노사관계 변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았고 결국 회사 분위기는 확 변했다.
지난해 노사간 단체협약을 통해 파업 대신 소외된 이웃을 돕기로 합의했고 올해 2월에는 김 사장과 노조위원장이 노사상생 합의문을 작성해 모범적인 공기업으로 거듭났다.
노사의 단합된 에너지는 이웃돕기 운동으로 표출됐다. 지난해 서울시에서 주관한 자원봉사자 대회 기관부문 표창에 이어 이 달에는 서울형 복지 구현에 기여한 공로로 상을 받았다. 김 사장은 "100명이 필요한 자원봉사 활동에 직원 400~500명이 한꺼번에 지원해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다"고 웃었다.
김 사장은 서울시에서 교통기획관 등 교통 관련 국장만 5차례 지낸 교통전문가로 평가 받고 있다. 서울메트로는 지난해부터 조직, 사람, 시스템, 서비스 현장, 재정과 기술 등 5개 분야에 걸쳐 모두 78개의 혁신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
그는 "지하철 2호선만 해도 하루에 200만명이 이용해 단일노선으로 세계 최대 수준"이라며 "이용객 수준에 걸맞은 편의를 꾸준히 제공하는 것이 경영 목표"라고 말했다.
강철원 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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