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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택, 명품 전략으로 부활 날갯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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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택, 명품 전략으로 부활 날갯짓

입력
2009.09.22 0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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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택 휴대폰이 달라졌다.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ㆍ2007년 4월)에 착수한 뒤, 줄곧 내실 다지기에 치중했던'디펜스(defense)'시스템에서 벗어나 시장 선점을 목표로 한 '오펜스(offense)' 전략을 표방하고 나섰다. 2년여의 와신상담(臥薪嘗膽) 끝에 팬택이 공격 모드로 방향을 전환하며 제2의 도약을 준비하는 것이다.

팬택계열은 21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인 '에스. 티. 듀퐁(S.T. Dupont)'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내놓은 '듀퐁폰'을 공개했다. 2세대(G) 방식의 풀터치스크린을 장착, 60만원 후반 대에 SK텔레콤용으로 나올 이 제품은 이번 주 안에 선보일 예정이며 18K 금장 장식을 적용한 고가 모델로도 조만간 출시될 계획이다.

아직까지'011' 번호를 사용하며 SK텔레콤에게 높은 충성도를 보이는 특화층(500여만명, 7월말 기준)을 공략, 프리미엄 브랜드로서 포지셔닝을 강화하겠다는 복안에서다. 박창진 팬택계열 사업부문장(전무)은 "명품의 가치를 휴대폰에 그대로 녹여낸 제품은 그렇게 많지 않다"며 "유럽식 장인 정신과 팬택의 첨단 기술이 결합된 듀퐁폰은 소비자들에게 한 단계 높은 품격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팬택계열이 기업개선작업에 들어간 이후, 처음 신제품 공개 출시 행사를 가진 것에 대해 업계에선 적지 않은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명품 브랜드인 듀퐁을 끌어 들여 '워크아웃 기업'으로 각인된 부정적 이미지 쇄신을 꾀하는 한편, 국내 최대 이동통신 업체인 SK텔레콤의 '로열층'을 목표 타깃으로 적극적인 공세를 취하기 때문이다. 워크아웃 이후, 경쟁사에 비해 전략폰 출시 지연 등으로 국내 휴대폰 시장에서 주도권을 빼앗겼던 과거와는 확연하게 변화한 모습이다.

경기 불황에도 불구하고 팬택계열이 이 같은 추진력을 발휘하고 있는 데는, 선택과 집중에 따른 과감한 영업 전략 수정과 구조조정, 경비 절감 등이 빚어 낸 '8분기 연속 흑자' 성적표가 밑바탕이 됐다는 분석이다. 워크아웃 직후 한 때, 한 자리 수대까지 급락했던 팬택 휴대폰의 국내 시장 점유율이 올해 평균 14%대까지 높아졌으며 해외 시장에서도 북미를 중심으로 중남미와 일본 등에서 꾸준한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올 2분기에 매출 5,150억원에, 영업이익 391억원을 달성한 팬택계열은 하반기에도 플러스 성장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박 전무는 이날 "올해 하반기에 전체 휴대폰 시장 규모는 작아질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상반기에 이어왔던 흑자 기조는 3, 4분기에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대외 여건도 호의적이다. 최근 세계 최대 통신용 반도체 업체인 미국 퀄컴사가 출자전환을 통해 지분 투자를 결정한 데 이어, 채권단까지 출자전환방침을 결정함에 따라 팬택계열은 사실상 자본 확충을 했기 때문이다. 현재 진행 중인 팬택과 팬택앤큐리텔과의 합병 작업도 연말까지는 마무리 될 전망이다.

박 전무는 "방어적이었던 팬택계열의 경영 방침은 올 하반기를 기점으로 서서히 항로를 바꿔 나갈 것"이라며 "해외 시장에서도 기존의 주력 시장인 미국과 일본, 중남미 등을 넘어서 전선 폭을 점차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허재경 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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