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슬러 가족'의 힘을 지켜 보라.
21일(이하 한국시간) 덴마크 헤르닝에서 개막된 2009 세계레슬링선수권대회에 참가한 한국대표팀 선수 중에는 이색 레슬러들이 눈에 띈다. 바로 '형제 레슬러' 정경호(29ㆍ주택공사)-정영호(27ㆍ삼성생명), '남매 레슬러' 엄혁(24ㆍ상무)-엄지은(22ㆍ서울중구청)이 주인공들이다. 이들은 처음으로 세계선수권 동반 진출에 성공했다.
정경호는 그레코로만형 60kg급, 정영호는 자유형 66kg급에 나서며, 엄혁은 그레코로만형 66kg급, 엄지은은 여자 자유형 55kg급에 각각 출전한다.
이번 세계선수권은 베이징올림픽 동메달리스트 박은철(주택공사)과 아테네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정지현(삼성생명) 등 간판스타들이 부상 등으로 출전하지 않아 '레슬러 가족'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베이징올림픽 노골드'의 치욕을 안은 한국 레슬링의 명예회복도 이들의 손에 달려 있다.
베이징올림픽에서 메달 획득에 실패한 정영호는 형인 정경호와 함께 출전해 그 어느 때보다 각오가 남다르다. 형과 스파링을 자주하는 정영호는 "형과 함께 세계대회에 출전하는 만큼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대표팀 내에서 경쟁이 가장 치열한 체급인 그레코로만형 60kg급에서 오랜 만에 태극마크를 단 정경호도 기량을 뽐낼 마지막 기회로 생각하고 있다.
엄혁과 엄지은 '자매 레슬러'는 최근 상승세가 뚜렷하다. 둘은 지난 3월 2009 세계선수권대회 파견 최종 선발전에서 나란히 정상에 오르더니 지난 5월 태국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에서는 엄혁이 은메달, 엄지은이 동메달을 따낸 바 있다. 이들 자매는 이번 세계선수권 출전 경험 및 성과를 통해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동반 메달 획득'의 꿈을 가시화시킬 전망이다. 엄혁은 "아시안게임을 거쳐 런던올림픽에 동생과 함께 출전해 메달을 따고 싶다"고 소망을 밝힌 바 있다.
한편 이번대회에서는 그레코로만형 55kg급 최규진(한국조폐공사)과 자유형 55kg급 김효섭(삼성생명)이 강력한 메달후보로 꼽힌다.
김두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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