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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준 한나라당 대표 인터뷰 "세종시, 당론은 원안대로…野와 협의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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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준 한나라당 대표 인터뷰 "세종시, 당론은 원안대로…野와 협의할 것"

입력
2009.09.22 0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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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정몽준 대표는 21일 한국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속담과 격언 등을 동원해 정치 현안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자신 있게 밝혔다. 정 대표는 개헌 시기와 관련해 유연성을 가져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결혼해서 잘 사는 게 중요하지, 결혼 날짜를 잡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고 빗댔다. 당내 계파 갈등에 대해선 "싸우면서 정든다는 말처럼 되면 좋겠다" 고 말했다.

그는 잠재적 대권 경쟁자인 박근혜 전 대표와 정운찬 총리 후보자에 대해선 각각 "내공이 상당히 충실한 분", "학자로서 정책 대안을 꾸준히 제시해온 분"이라고 평가했다.

_대표 취임 이후 달라진 점은.

"최고위원일 땐 참모였다면 지금은 일선 지휘관이 된 기분이다. 최근 국내외적으로 격동기를 맞아 더욱 큰 책임감을 느낀다."

_당내 계파 갈등을 해소할 복안은.

"싸우면서 정든다는 말처럼 되면 좋지 않겠는가.(웃음) 정당에는 계파나 연구모임이 없을 수 없다. 한나라당이 특정 계파를 위해서가 아니라 나라를 위해 존재하는 봉사 단체라는 원칙에 충실하면서 개방적 분위기가 유지된다면 계파는 문제가 안된다."

_당 대표 임기는 내년 7월이지만 당내 일각에선 내년 초 조기 전당대회 개최를 주장한다. 대표 거취에 대한 입장은.

"당의 주인인 당원들이 결정하는 것이다. 내년 2월이든 3월이든 당원들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전당대회를 통한) 당 지도부의 변화를 요구한다면 당연히 그렇게 해야 한다. 내년 7월까지 당 대표로서 봉사할지 아니면 2,3월에 전대를 개최할지는 당원들의 뜻에 따르겠다."

_이명박 대통령이 최근 제시한 개헌과 행정구역 및 선거구제 개편에 대한 입장은.

"당사자인 국회의원들이 개헌을 논의하지 않는 것은 무책임하다. 시간에 쫓기지 말고 국회에서 상시적으로 논의하면 된다. 개헌을 논의할 틀을 만드는 것이 각 당 지도부의 책임이다."

_바람직한 개헌 시기는. 야당 일부에서는 내년 6월 지방선거 후 개헌 논의를 주장하는데.

"허심탄회하게 논의를 시작하는 것 자체가 중요하지, 시한에 구애 받을 필요는 없다. 연애든 중매든 결혼해서 잘 사는 게 중요하지, 결혼 날짜를 언제로 잡는 것이 중요한가."

_최근 박근혜 전 대표를 만나 10월 재보선 지원 요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선거를 도와달라고 하진 않았고, 관심을 많이 가져 달라고 했다. 선거를 돕는 방법으로는 수십 가지가 있다. 박 전 대표가 관심을 가져 주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_박 전 대표를 어떻게 평가하나.

"정치인에겐 지식, 지혜도 중요하지만 심성도 중요하다. 박 전 대표는 내공이 상당히 충실하고 세계관과 철학이 잘 정리된 분이다."

_정운찬 총리 후보자에 대해선.

"서울대 총장으로서 행정 경험도 갖고 있고, 학자로서 현실정치에 관심을 갖고 정책 대안들도 부지런히 제시해 왔다. 이번에 적재적소에 잘 임명됐다."

_세종시 문제에 대한 입장은.

"당론은 원안대로 추진하는 것이다. 약속한 사안이기 때문에 쉽게 변경할 수 없다. 취지가 퇴색하지 않도록 야당과 협의해서 잘 추진하겠다."

_대표 취임 직후 이 대통령을 만나서 나눈 대화 내용은.

"당 소속 의원들이 대통령과 자주 대화하면 좋겠다고 건의했다. 대통령은 친서민, 중도와 초당적 국정운영을 강조했다."

_대표 취임 전 '한나라당은 친목단체 수준'이라고 비판한 적이 있는데.

"정당은 정치적 결사체다. 소설 '삼총사'에서 주인공들이 대의를 위해 노력하듯이 우리 결사체도 공익을 위해 의기투합해 노력해야 한다."

_당 쇄신 방안의 하나로 문호 개방을 언급했는데.

"선진국으로 가기 위해 봉사할 수 있는 능력과 시간이 있는 사람들이 명예를 걸고 봉사할 수 있도록 정치권 진입 문턱을 낮춰야 한다."

_재벌 출신 이미지를 극복할 방안은.

"이미지를 하루 아침에 바꾸기는 쉽지 않겠지만 국민을 이해시키려는 노력은 계속할 것이다. 내가 보유한 주식은 당장 쓸 수 있는 돈이라기보다 기금, 재원이라 생각한다. 내 주식이 직간접적으로 좋은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에 보람을 느끼고 있고, 그보다 더 좋은 용도가 있다면 생각해 보겠다."

_대기업 경영자 출신이 국가 경영을 맡는 것이 적절한가에 대한 논란도 있다.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국가에서 배경 때문에 차별 대우를 받는 것은 원칙에 맞지 않다. 공익과 사익을 구분하는 것은 개인 능력의 문제다. 내가 20~30년간 정치하면서 어떻게 해왔는지를 보면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회사와 관련한 공식 직함은 전혀 없다."

_2011년엔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 선거가 있고, 2012년엔 대선이 있는데 어느 쪽을 택할 것인가.

"어떤 것이 나라를 위해 더 중요한가를 국민이 판단하면 그에 따라 선택할 것이다. 지금은 당 대표가 대한민국에서 가장 중요한 자리라 생각하고 전념할 생각이다."

_북핵 문제 등을 둘러싸고 한반도 주변 정세가 급변하고 있는데.

"북핵 문제는 평화적 외교적으로 푸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다. 미국, 중국이 해결할 문제라고 생각하지 말고 우리가 1차 당사자라는 자각이 있어야 한다."

인터뷰=김광덕 정치부장

정리=최문선 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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