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의 10ㆍ28 재보선 가도에 공히 주름살이 깊어지고 있다. 한나라당은 공천 후유증으로, 민주당은 손학규 전 대표의 불출마 선언으로 고민이 크다.
한나라당의 공천 후유증은 심상치 않은 분위기로 흘러가고 있다. 재보선 지역 4곳 중 3곳에서나 잡음이 나오고 있다. 이미 경남 양산에서 박희태 전 대표를 공천했으나 김양수 전 의원이 공천에 반발해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강원 강릉에서도 권성동 전 청와대 법무비서관을 후보로 확정했으나 친박근혜계인 심재엽 전 의원이 한때 재심을 요청하는 등 반발했다.
심 전 의원은 그러나 21일 "당 화합을 위해 당의 결정을 수용한다"면서 일단 무소속 출마를 접었다. 강릉에서는 최돈웅 전 의원 등 한나라당 성향의 무소속 출마 예비후보자들도 있다. 두 곳 모두 여권 표의 분산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경기 안산 상록을도 심각하다. 여론조사에서 1위로 나온 송진섭 후보를 공천심사위가 사실상 내정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나머지 예비후보자들이 강력 반발했다. 이진동 김석훈 후보 등 6명은 공동성명서까지 내고 "공천 내정자로 알려진 후보는 본선 필패 카드"라며 "당이 공천을 강행할 경우 동반 탈당해 무소속 후보의 당선을 위해 힘을 합치겠다"고 주장했다.
공천 문제가 최고위원회의에서도 논란이 되자 장광근 공천심사위원장은 "초지일관 당선가능성을 최우선 기준으로 삼아 공정하게 했다"고 반박했다.
민주당은 손학규 전 대표의 불출마로 곤혹스럽다. 박지원 민주당 정책위의장이 이날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꼴이 됐다"라고 말한 것에서 분위기를 알 수 있다. 민주당은 경기 수원 장안에 손 전 대표, 안산 상록을에 김근태 전 보건복지부 장관 등 거물급 카드를 내세워 수도권 재보선 승리를 이끈다는 전략이었으나 이를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할 상황이 됐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일단 손 전 대표의 결정을 존중키로 했으나 수도권 승리를 위한 묘수를 찾지는 못했다. 당 안팎에선 이찬열 현 지역위원장의 공천 가능성이 거론되나, 손 전 대표만한 확실한 승리 카드는 되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아울러 김 전 장관이 안산 상록을에 출마해야 할지 여부도 지도부의 큰 고민거리가 됐다.
정녹용 기자 ltree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