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중 공매를 통해 살 수 있는 물건을 모두 골라보시오.
①주택 ②비행기 ③꽃사슴 ④생선 및 농산품 종자 ⑤재활용품
정답을 맞춘 사람이 많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 ①번을 선택한 사람이 많을 터. 그러나 보기에 나온 다섯 가지 모두 공매 시장에서 만날 수 있는 아이템들이다.
경매에 올라온 품목아이템에는 끝이 없다. 아파트와 단독주택은 물론 중고차, 심지어 예쁜 달마시안도 만날 수 있다. 다이아몬드 반지와 고(古)미술품에서 비행기와 재활용품까지, 그야말로 '없는 것 빼고 다 있는 곳'이 바로 공매시장이다. 때론 소자본 창업의 꿈을 이룰 수 있는 기회의 보고(寶庫)라는 점도 공매의 숨겨진 매력이다.
기상천외 품목 다 모였다
공매 대상은 따로 정해진 것이 없다. 개, 소, 사슴, 칠면조, 한우 등 생물에서 찰옥수수 종자와 분실품, 생선, 의료기기, 모래와 자갈 등 건설자재까지도 모두 공매를 통해 살 수 있다.
지난달 울산 울주경찰서가 공매로 내놓은 모래 7,500톤과 자갈 7,500톤은 감정가를 웃도는 7,820만원에 매각됐다. 지난 6월에는 감정가 7억2,900만원에 공매로 나온 단원 김홍도의 인물도 '사슴과 동자'가 8억원에 낙찰됐다.
지자체 공원사업소에서 내놓은 꽃사슴과 칠면조, 풍산개, 달마시안, 말, 염소 등도 모두 감정가보다 적게는 10%에서 많게는 2배 이상 비싼 가격에 팔리기도 한다. 산림청이 매각 의뢰한 항공기 2대는 지난달 각각 22억2,200여만원과 3억4,600여만원에 모두 입찰에 부쳐졌으나 유찰됐다.
쓸모 없어 보이는 재활용품도 공매시장에선 높은 가치를 인정 받는다. 최근 육군훈련소가 내놓은 우유팩과 캔 등 재활용품은 최저입찰가(1억5,040만원)보다 25% 가량 높은 1억8,700여만원에 낙찰됐으며, 태안군청이 공매처분을 맡긴 재활용품(헌 옷)은 최저입찰가 122만원보다 6배 이상 높은 929만9,000원에 새주인을 찾았다.
최고 인기 물건은 부동산과 중고차
뭐니 해도 공매 물건 가운데 가장 인기가 높은 품목은 바로 부동산. 재테크 수단으로 각광 받는 아파트와 다세대ㆍ빌라 등은 공매시장의 단골메뉴이자 베스트셀러다. 하지만 국가나 공공기관이 보유하던 금싸라기 부지가 나오는 경우도 종종 있고, 폐교 부지나 전원주택지, 임야 등 종류도 다양하고 찾는 이들도 꾸준하다.
중고차 시장으로 보더라도 공매만한 거래 시장이 없다. 특히 잘 관리된 관용차량은 매각 '0순위' 아이템. 차량 성능에 비해 저렴한 편이라 공고 즉시 조회수가 가장 빨리 올라가는 품목 중 하나다.
임대공매로 창업의 길을 열다
공매란 싼값에 사서 시세차익을 보는 단순한 자본이득의 수단이 되기도 하지만 때론 소자본 창업과 같은 제2인생 설계를 돕기도 한다.
자영업자 차모(38)씨는 도시철도공사가 운영하는 5호선 공덕역의 지하상가의 임대공매 입찰에서 낙찰을 받아 임대료를 제외하고 월 400만원 이상의 짭짤한 순수익을 올리고 있다. 주변 역세권 점포의 경우 권리금만 수천만원을 호가하는데 비하면, 비싼 권리금 없이 월 임대료만 내는 조건으로 역세권 점포를 얻은 것만으로도 행운인 셈. 주부 최모(37)씨도 지난해 8월 임대공매로 나온 여의도중학교 매점을 1,835만원에 낙찰 받아 임대료를 제외하고도 월 300만~400만원대의 수입을 올리고 있다. 사업초기 목돈을 부담하기 어려웠던 최씨로선 최적의 조건이었다.
공매 어떻게 이뤄지나
공매전문 기관으로는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사실상 유일하다.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과 같이 공매사이트를 운영하거나 공공기관의 경우 사안별로 개별적으로 경쟁입찰을 통해 공개매각을 진행하는 사례 정도를 제외하면 캠코가 운영중인 온라인 공매 시스템인 '온비드(www.onbid.co.kr)'가 우리나라 대표 공매시장인 셈이다.
공매에 참가하기 위해서는 먼저 '온비드'에 회원가입을 하고 전자거래용 공인인증서를 발급받는절차로 준비는 끝난다. 그 이후에는 본인이 원하는 물건을 언제든 열람하고 현장확인을 거쳐 인터넷으로 입찰에 참가하면 된다. 온라인으로 입찰보증급을 내며, 유찰된 경우에는 즉시 본인 계좌로 반환된다.
캠코 온비드사업팀 관계자는 "온라인 공매는 법이 정한 테두리 안에서 거래 가능한 물건은 모두 사고 팔 수 있는 열린 장터"라며 "특히 퇴직후 또는 부업으로 소자본 창업을 하려는 수요자들의 경우에는 임대공매 입찰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경쟁도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전태훤 기자 besa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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